AI 앞세워 진단·치료에 혁신 가속화하는 유럽 의료계

파이낸셜뉴스       2026.03.23 17:40   수정 : 2026.03.23 17:50기사원문
AI 진단 솔루션·웨어러블 확산 기업들, 규제·데이터 인식 등 핵심 쟁점에선 '이견' '접근성 확대'는 공통된 지향점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는 50개 유럽 스타트업들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9일부터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EU 비즈니스 허브 - KIMES 2026'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헬스케어·의료기기·디지털 솔루션 분야의 유럽 기업들이 참여해 최신 기술들을 선보였으며, 한국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 확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20일 본지는 이들 가운데 AI 의료 진단 기업 '플럭스 바이오시그널스'와 '메디컬고리드믹스', 비대면·원격 의료 기업 '넷 메디케어', 그리고 의료 현장에서의 AI 교육 솔루션 기업 '셀렉시' 4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봤다.
[파이낸셜뉴스] 유럽 의료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웨어러블 기술을 앞세워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AI 의료 진단을 둘러싼 규제와 데이터, 기술 효과에 대한 인식은 기업마다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만난 리타 크리스토방 플럭스 바이오시그널스 대표와 카밀 크리시오 메디컬알고리드믹스 사업개발 부문 이사는 각각 웨어러블 생체신호 센서와 AI 기반 심전도(ECG)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 두 기업은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상용화하고자 힘 쓰고 있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AI 의료 진단 확산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시각을 보였다.

유럽 내 규제 두고 엇갈린 평가…"문제 없다" vs "도입 늦춘다"
규제 환경에 대한 인식부터 대비됐다. 크리시오 이사는 "한국이든 유럽이든 규제 내용 측면에선 큰 차이 없다고 본다"며 "한국의 경우 해외 기술 도입 과정이 더 쉽고 빠른 편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는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이며, 중요한 것은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고 정확하며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크리스토방 대표는 "유럽은 MDR(의료기기 규정)에 따라 인증까지 1~2년이 걸릴 정도로 절차가 복잡하고 문서 중심적"이라며 "관료주의가 기술 도입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행정 절차 처리가 빠르고 디지털 헬스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데이터 인식도 차이…"확보 문제 아니다" vs "보안 리스크 중요"
AI 의료의 핵심 기반인 데이터 문제를 두고도 시각 차이가 드러났다. 크리시오 이사는 "데이터 확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IT 인프라 기업들과 협력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으며, 모든 데이터는 익명화돼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GDPR과 미국의 HIPAA 등 엄격한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크리스토방 대표는 데이터 활용 확대에 따른 보안 리스크를 더 중요한 변수로 봤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활용이 늘면서 의료기관을 겨냥한 해킹과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며 "환자 정보 보호를 위해 강력한 보안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 데이터 보호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같은 기술, 다른 강조점…"정확도" vs "조기 진단·비용 절감"
기술 효과를 강조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메디컬알고리드믹스는 AI 기반 ECG 분석의 '정확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1만40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특이도(정상인 사람을 정상이라고 맞히는 능력) 약 99%를 기록했다는 점, 자사 장비를 활용할 경우 오진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럭스 바이오시그널스는 '조기 진단'과 '의료비 절감' 효과에 방점을 찍었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질병 초기 단계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함으로써 치료 시점을 앞당기고, 병원 치료 이전 단계에서 관리가 가능해져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공통점도 있었다…"AI, 의사 대체 못한다"
차이 속에서도 공통된 인식은 분명했다. 두 기업 모두 AI가 의료진을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AI는 의사의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 최종 결정은 의료진이 내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특히 크리스토방 대표는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환자와 의료진 간의 인간적인 관계는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은 계속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의료"…접근성 확대도 공통 과제
'의료 접근성 확대'라는 방향성 또한 두 기업 모두 공통적으로 언급한 대목이었다.
크리시오 이사는 "진단 접근성은 부유층이든 저소득층이든 동일해야 한다"며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방 대표 역시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고려한 설계를 강조했다. 그는 "요양시설 등에서 간호사가 기기를 부착하고 이후에는 의료진이 원격으로 모니터링 해주는 방식으로써 사용자가 별도 조작 없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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