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에 중복상장 금지까지...지주사株, 만년 저평가 벗어날까

파이낸셜뉴스       2026.03.23 16:31   수정 : 2026.03.23 16: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중복상장 금지 기대 등으로 증권가가 지주회사 주가 눈높이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오랜 시간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혔던 지배구조 한계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지주회사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 보고서가 잇따라 발간됐다.

SK에 대해 이달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증권사 6곳이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를 냈다. LS와 CJ에 대해서도 각각 증권사 3곳에서 목표주가 눈높이를 높였다. 두산도 목표주가 상향 보고서 2건이 나왔다.

이들은 자사주 보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주회사로 꼽혀왔다. 지난달 말 기준 SK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24.8%로 높았고, 두산과 LS도 각각 15.9%, 12.4%에 달했다. CJ도 7.3%에 달했다.

지난달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지주회사들이 소각에 나설 경우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드는데, 동일한 기업 가치를 더 적은 주식 수로 나누게 돼 주당순이익(EPS)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배력 유지를 위해 자사주를 쌓아뒀던 지주회사의 경우 소각 의무화로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주사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SK는 보유 자사주 24.8% 가운데 20.3%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형 지주사들이 자사주 전량 소각이라는 기준점을 제시함에 따라 미발표 기업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상대적 저평가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며 "기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 또는 처분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까지는 모든 지주사가 소각 계획을 발표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함께 정부가 '중복상장 금지'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도 지주회사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으로 일반 주주 권익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선 그간 비상장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불확실성에 저평가를 받았던 지주사 주가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짜 자회사를 별도로 증시에 상장시킬 경우, 지주사 주가에는 자회사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기 어려워 지주사 주주로선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LS에 대해 "최근 정부의 일반주주 보호 강화 정책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에 따라 그동안 할인 반영됐던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 자회사의 자산가치가 지주회사 기업가치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목표주가를 28만7000원에서 40만원으로 상향했다. KB증권은 비상장 자회사인 LS전선과 LS엠앤엠의 기업가치를 글로벌 동종기업 그룹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를 적용해 지주사 LS의 기업가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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