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美·日 따라 상임위 승자독식 예고
파이낸셜뉴스
2026.03.23 16:13
수정 : 2026.03.23 16:13기사원문
'게이트키퍼' 법사위 비롯 정무위 사수 예고
재경위, 외통위, 산자위, 국방위도 넘볼 것으로 보여
23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올 하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한 17개 상임위원회를 모두 장악할 방침이다.
이날 정청래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올해 법안 심사를 열지 않은 점을 짚으며 “국민 삶을 담보로 한 태업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상임위원회 운영 구성을 100% 민주당이 맡을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 차원의 이같은 방침은 대미투자특별법, 행정통합특별법 등 여야 합의가 필요한 법안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입법을 지연시킨 데에 대한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서 “민주주의 기본 원리는 국민이 권한을 맡긴 데 따라 소수를 존중하고 최대한 논의하고 안 되면 다수 의견으로 결정하는 것 아니냐”며 정무위 등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의 입법 지연을 지적한 것에도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의회의 '승자 독식' 방식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도 읽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초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며 상임위원장 배출 및 의사일정 주도권을 쥔 것을 예시로 들었다. 이 의원은 "다수당이 원래 그렇게 해야 정책의 일관성도 생기고 효율성 있게 입법을 해서 정부를 지원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도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다수당이 상임위를 독식하는 구조인 미국을 들며 "우리도 미국식으로 전 상임위를 독식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침이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용 수사일 뿐 실제로 모든 상임위원회를 독식하기는 무리가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상 집권 여당은 외통위(외교통일위원회)나 국방위(국방위원회), 재경위(재정경제위원회) 등 국가 외교 안보나 재정 관련된 상임위원장을 맡고 나머지는 협상을 통해 배분한다”며 “관례를 무시하고 상임위를 독식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공개적으로 탈환을 노리고 있는 상임위원회는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소관하는 정무위원회다. 특히 이 대통령이 규제 개혁을 국정 핵심 과제로 내건 만큼 플랫폼 독과점 규제, 금융 관련 규제, 행정규제기본법 등 정무위 소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입법 속도전을 위해 모든 상임위 소관 법안을 심사하는 법사위원장도 추미애 의원에 이어 여당 다선 의원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제도 민주당, 안보도 민주당’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산업통상부 등을 소관으로 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와 국방위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원내대표도 지난 5일 “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이 있는 국방위, 산자위 등 핵심 상임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공개 비판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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