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월 위기설 없다" 선 그었지만... '나프타 대란' 석화 공장 셧다운 시작

파이낸셜뉴스       2026.03.23 18:42   수정 : 2026.03.23 18:41기사원문
LG화학 여수 2공장 가동중단
정부, 긴급수급조정 명령 저울질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로 '4월 원유·나프타 수급 위기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는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공장 셧다운(가동중단)이 시작됐다. 여파는 석유화학을 넘어 플라스틱·생활용품·식음료 등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대체물량 확보와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4월 원유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정유사들이 우회경로를 통해 물량을 확보 중이며, 아랍에미리트(UAE) 도입 물량도 순차적으로 입항할 예정"이라며 "4월 중순 비축유 방출까지 계획돼 있어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나프타 공급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는 정유사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하고 필요시 긴급수급조정 명령까지 발동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의 온도는 다르다.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는 이미 나프타 수급 차질 여파로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1공장만 운영하기로 했다.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80만t 규모 설비가 멈춘 것이다. 여천NCC도 올레핀 전환 공정 일부 가동을 중단하며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은 다음 달로 예정됐던 대정비를 약 3주 앞당겨 이달 말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나프타 가격도 급등세다. 최근 t당 1000달러를 넘어서며 1월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문제는 이 같은 충격이 석유화학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업계는 이미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1.1%가 합성수지 공급 축소 또는 중단 가능성을, 92.1%는 가격 인상을 각각 통보 받았다. 합성수지는 생산원가의 83%를 차지해 가격 상승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생활 분야 영향도 가시화되고 있다. 종량제봉투용 폴리에틸렌 재고가 한 달 수준으로 줄자 정부가 전국 지자체 재고 조사에 착수했다.
나프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종량제봉투 수급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식음료 업계 역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틸렌·프로필렌 가격 상승으로 포장재 단가 인상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재고는 약 최장 3개월 수준에 불과하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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