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직전이던 美 증시, 트럼프 발언에 반등...계속 오를까?
파이낸셜뉴스
2026.03.24 10:30
수정 : 2026.03.24 10:34기사원문
조정 국면 직전이었던 美 증시, 트럼프 발언 직후 1%p 이상 올라
트럼프 발언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아, 반등 분위기 조성
증시가 유가 하락에 따라 움직였을 수도
상승세 이어지려면 이란이 실제로 협상 의지 내비쳐야
[파이낸셜뉴스] 이란 전쟁으로 ‘조정’ 국면을 앞두고 있던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 연기 발언 직후 1%p 넘게 급등하면서 안정정적인 상승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반등에 토대가 없다며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트럼프의 말을 뒷받침할 이란의 실제 행동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1p(1.38%) 오른 4만6208.47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3대 지수는 23일 트럼프의 깜짝 발표로 급등했다. 다우 지수는 장중 1000p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21일에 이란을 상대로 48시간 내에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전력 시설을 폭격한다고 밝혔으나, 23일 미국 증시 개장 약 2시간 전 발표에서 이를 5일 동안 유예한다며 이란과 협상 중이라고 알렸다.
미국 CNN은 이번 급등에 대해 시장이 트럼프의 발언을 믿었기 때문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미국 금융 컨설팅업체 웨스트우드 캐피털의 다니엘 알퍼트 매니징 파트너는 “지금 거래에는 실체적인 펀더멘털이 없다. 그저 트럼프를 거래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트럼프 발언을 두고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대통령이 증시 폭락을 원치 않으며 결국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알퍼트는 미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미인 대회 이론'을 인용해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과거 케인스는 “주식을 고르는 것은 미인 대회같아서 당신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심사위원들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고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이 거짓일지라도, 다른 투자자들이 이를 호재로 보고 매수한다고 판단되면 일단 함께 뛰어들어야 수익이 난다. CNN은 “트럼프를 거래한다”는 말이 진실보다 시장 분위기에 따라 거래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상품시장의 변동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주식 트레이더들이 정보력이 더 빠른 유가 트레이더들의 움직임을 추종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해양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계속 오르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5월물) 가격은 23일 트럼프의 발언 이후 전장 대비 10.28% 내린 배럴당 88.13달러에 마감했다.
여기에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 심리도 한몫했다. 소스닉은 "반등장에서 나만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 때문에 작은 호재에도 시장이 과민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국 경제매체 CNBC의 유명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23일 반등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상승세가 포모때문이라며 이란이 트럼프의 발언에 화답하지 않으면 상승세가 유지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 의장은 2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과 어떤 협상도 없었다"며 "이런 가짜뉴스는 금융·석유 시장을 조작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갇힌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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