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잇는 선박도 멈추나... 연안해운업계 "띄울수록 적자"
파이낸셜뉴스
2026.03.24 12:39
수정 : 2026.03.24 12:47기사원문
연안여객선 사업자 및 연안화물선 사업자
성명서 통해 "실효성 있는 정부 지원 절실"
여객선 면세 경우, 2월 790원→4월 1600원
화물선 과세 경유도 2개월 만에 66% 폭등
업체 대표 "이윤 30만원인데 유류비 80만원"
"배를 띄울수록 적자를 보고 있다. 차라리 세우는 것이 낫다."
[파이낸셜뉴스] 해상 물류와 도서지역 교통을 책임지는 연안해운업계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24일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전국 55개 연안여객선 사업자와 850개 연안화물선 사업자 일동은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적 지원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연안해운업계는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보호를 받는 육상 경유(1820원대)보다 해상용 경유(2400원 예상)가 훨씬 비싸게 공급되는 등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2월 ℓ당 790원이던 여객선 면세 경유는 4월 1600원대까지 치솟아 단기간 내 200%가 넘는 인상이 이뤄졌다. 화물선 과세 경유 역시 2개월 만에 66% 폭등한 238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4월 1일 자 경유 가격이 여객선 면세 경유 1692원, 화물선 과세 경유가 2382원으로 책정된다면, 여객선사는 적자 폭이 더욱 심화되고 화물선사는 경영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인천에서 소형 화물선으로 생필품을 운송하는 한 업체 대표는 "1항차 운항 시 이윤은 약 30만원인데, 선박 유류비만 80만원이 추가로 발생해 적자를 떠안아야 한다"며 "배를 세워두는 것이 나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업계는 육상 화물자동차와 동일하게 화물선박에도 형평성 있는 정부 정책을 펼쳐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사업자들은 이번 위기가 단순히 업계의 경영난을 넘어 국가적 민생 및 물류난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연안여객선은 섬 주민의 유일한 대중교통이자 의료·행정 서비스를 잇는 혈맥이며, 연안화물선은 철강, 시멘트 등 국가 전후방 산업의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필수 수단이기 때문이다. 운항 중단이 현실화되면 섬 주민의 생활 불편 가중과 더불어 대한민국 제조산업 전체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연안해운 사업자 일동은 정부에 △선박용 경유 최고가격제 도입 △여객선에도 한시적 유가연동 보조금 제도 신설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을 건의했다.
한국해운조합은 업계의 경영난 완화를 위해 17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활용해 유류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선사들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폭등하는 유가 인상에 홀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면한 유가 폭등은 이례적인 수준의 재난으로, 해운조합과 개별 선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라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 없이는 정상적인 운항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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