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인재 쟁탈전…제도권 편입에 커리어 지형 바뀐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4 18:47
수정 : 2026.03.24 14:46기사원문
블랙록·골드만 출신들 가상자산업계 합류…韓증권사·법조계 영입 경쟁
美 SEC 암호자산 지침 발표 후 ‘전문성’ 몸값 급등 “산업 구조적 변화”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면서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간 인재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외 대형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와 로펌 출신 인사들이 디지털 자산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업계 인력 지형도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새로운 해석 지침 발표를 기점으로 크립토 전문가 확보 여부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이미 전통 금융의 거물급 인사들이 크립토 기업의 키를 잡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20년간 근무하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을 주도했던 조셉 샬롬이 대표적이다. 그는 샤프링크 최고경영자(CEO)로서 이더리움 기반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DAT)을 이끌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인재 이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신영증권에서 가상자산 전문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던 임민호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사업팀 선임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이러한 행보는 미래에셋의 코빗 지분 인수 등 새로운 경영전략과 맞닿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이 융합되는 글로벌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가상자산 등 신사업 부문 전략기획팀장으로 홍강희 관리이사를 영입했다. 홍 이사는 국내 유력 블록체인 벤처캐피털(VC)인 해시드에서 투자 및 플랫폼 전략을 총괄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법무법인 광장은 블록체인법학회를 중심으로 인재 영입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장은 최근 가상자산 전담팀의 핵심 인력으로 한서희 변호사 등을 배치하며 전문성을 대폭 강화했다. 한 변호사는 금융위원회 가상자산 관련 자문과 자본시장법 전문가로 활동하며,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 주요 규제 체계 수립에 관여해 온 인물이다. 이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규제 대응 수요가 급증한 데다, 최근 미국 SEC의 지침 발표로 인한 국내 규제 변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블록체인법학회는 오는 31일, 미 SEC가 발표한 ‘암호자산 및 관련 거래에 대한 연방법 적용’ 지침에 대한 긴급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광장 주성환 변호사가 발제를 맡아 국내 가상자산 가이드라인에 미칠 영향을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재 이동 현상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선 산업의 구조적 전환이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등 당국 관계자가 가상자산거래소로 자리를 옮기거나, 대형 로펌이 학회와 연계해 전문가 집단을 구축하는 것은 디지털자산이 명확한 제도권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강력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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