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 금융환경, 거래시간 연장의 필요성

파이낸셜뉴스       2026.03.24 18:04   수정 : 2026.03.24 18:04기사원문

세계 자본시장은 이미 '24시간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 등 주요 거래소들은 거래시간 연장 또는 24시간 거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거래시간 연장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국내 유동성의 해외 유출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최근 수년 간 급증하며 수백조원 규모로 확대됐고, 그 중 상당 부분이 미국 시장에 집중돼 있다. 글로벌 변수는 대부분 야간에 발생하며 투자자들은 이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가격발견 기능과 유동성은 해외로 이전되고 국내 시장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지수 관련 상품이 24시간 거래하는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iShares MSCI South Korea ETF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의 Binance 상장(2026년 3월 16일) 뿐만 아니라 FTSE South Korea 지수선물(ICE), MSCI Korea 지수선물(Eurex)도 기존 한국과 비중첩시간대에만 거래가능했으나 올해 2·4분기부터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해지는 상황에서 거래시간 연장은 이러한 구조적 유출을 완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둘째,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다. 한국 기업과 산업에 대한 글로벌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시차와 제한된 거래시간은 여전히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장 마감 이후 발표되는 글로벌 경제지표나 미국 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는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 거래시간 확대는 한국 시장의 접근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높이는 핵심 인프라 개선이다.

셋째, 디지털 자산 시장과의 경쟁 대응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거래를 기본으로 하며 이미 상당한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투자자는 더 이상 '장이 닫혔다'는 이유로 거래를 멈추지 않는다. 전통 증시가 시간 제약을 유지하는 한, 자본은 더 유연한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복수시장 체제에서의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시장 간 경쟁이 본격화될수록 유동성은 거래 편의성이 높은 곳으로 집중된다. 거래시간은 핵심 인프라 요소이며, 짧은 운영시간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결국 시간의 제약은 곧 시장 경쟁력의 제약으로 이어진다.

물론 전면적인 24시간 거래 도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변동성 확대, 개인 투자자 보호, 시스템 비용 등의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지정가 중심 주문체계와 변동성 완화장치를 병행한다면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가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거래체계 도입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하되 가격 안정화 장치, 시장 감시 체계를 정교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투자자 보호에는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성훈 한국재무관리학회 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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