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16만 주주'의 신뢰 되찾으려면

파이낸셜뉴스       2026.03.24 18:06   수정 : 2026.03.24 19:01기사원문

"네이버는 좋은 기업이지만 주주 입장에서 나쁜 주식입니다. 증시가 인공지능(AI)을 테마로 초강세장을 이루는데도 AI 기업을 표방하는 네이버는 철저히 소외됐습니다."

"이사회 보수 한도를 전년 수준인 80억원으로 동결하고, 남은 재원으로 배당금을 3000원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5년 전에 네이버를 샀고 현재 -36%인데도 아직 안 팔고 있습니다. 올해 말 예상 주가는 얼마입니까?"

국민 5명 중 4명이 이용하는 '국민 포털'이자 지난해 기준 116만명이 보유한 '국민주' 네이버. 지난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전사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오랜 주가 부진에 지친 주주들에게는 원론적인 주가 방어용 멘트로 들린 듯하다.

주주들의 불만은 시장 상황과 맞닿아 있다.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와 AI 랠리에 힘입어 크게 상승하는 동안 네이버 주가는 철저히 소외됐다. 국내외 증시에서 AI, 가상자산, 로봇 등 미래 산업 테마주들이 급등할 때도 네이버는 상승장에 편승하지 못했다. 네이버 역시 이 모든 관련 사업을 영위하거나 추진 중임에도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

네이버는 빅테크를 표방하지만, 자본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앞세워 기업가치를 폭발적으로 키우는 사이 네이버는 내수 시장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암울한 분석마저 나온다.

주총 이후 나온 네이버의 자기주식처분 관련 공시는 주주들의 예민해진 심리를 여실히 보여줬다. 상법 개정 내용을 반영한 주식매수선택권지급방식 변경을 위한 것으로 주가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안임에도, 종목 토론방에는 "왜 소각하지 않냐"며 성난 원성이 쏟아졌다. 네이버를 향한 투심의 민감도가 극에 달했다는 증거다.

이 불신을 극복하는 것은 온전히 네이버의 몫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는 커머스 등 기존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한 결과에 가깝다.
시장이 네이버에 요구하는 것은 본업의 유지가 아니라, AI와 기술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막연한 청사진을 넘어 구체적인 AI 수익화 모델을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가혹하지만, 국민주 타이틀을 짊어진 기업이 피할 수 없는 과제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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