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유찰에 수십억 뚝… 청담 아파트도 찬밥

파이낸셜뉴스       2026.03.24 18:17   수정 : 2026.03.24 18:16기사원문
서울 경매 시들… 유찰률 77%
정책 불확실성에 관망세 늘며
올 서울 매각가율 12년래 최저
20번째 경매 앞둔 한일노벨리아
'감정가의 1%' 100만원대 추락

#. 감정가 75억3000만원을 받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브르넨.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유찰되더니 최저매각가격이 48억1920만원까지 떨어졌다. 감정가 대비 36% 하락한 수치로 다음 매각기일은 4월 23일로 잡혔다.

#. 같은 자치구에 위치한 도곡렉슬. 한 차례 유찰을 거치며 감정가 27억원에서 20% 떨어진 21억6000만원에 최저매각가격이 형성됐다.

이 물건은 다음달 8일 2회차 경매가 진행된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경매 유찰이 이어지면서 불붙었던 인기가 뜸해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와 자금 소명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인기가 높았지만, 정부의 강경한 기조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열기가 식는 모양새다. 올해 서울 지역 경매 매각가율은 12년래 최저치다.

24일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외곽뿐 아니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용산·마포·성동) 등 알짜 지역에서 나온 물건들이 줄줄이 유찰됐다. 이날 오후 기준 매각기일이 잡힌 아파트 310건 가운데 한번 이상 유찰된 물건은 전체의 77.7%, 241건이다. 2회 이상 유찰이 120건을 넘고 10회를 넘은 물건도 8건이나 된다.

가장 많이 유찰된 아파트는 곧 20번째 매각을 앞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한일노벨리아다. 감정가의 1% 수준인 194만6000원까지 떨어졌지만 매수인이 임차보증금까지 인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외면을 받았다.

서울 아파트 경매 유찰이 증가하는 이유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관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고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아파트 보유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현재는 보류 상태지만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금까지 경매는 실거주 의무 여건이 없는 데다 쉽게 전세를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인기가 높았다"며 "비거주 주택 규제가 어떻게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를 포함해 올해 1~2월 서울 지역 경매 매각가율은 76.7%로 같은 기간 2014년(76.5%) 이후 가장 낮다. 매각가율은 경매에서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된 금액의 비율로 경매 시장의 과열·냉각 정도를 나타내는 선행지표다. 매각가율이 낮을수록 경매물건에 대한 평가가 낮다는 뜻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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