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없는 25조 '전쟁 추경' 이달 발표…유가·공급망·취약층 지원 담긴다

뉴스1       2026.03.25 05:41   수정 : 2026.03.25 05:41기사원문

중동 불안 및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6개월 연속 오른 것으로 나타난 2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등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2026.3.24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뉴스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심서현 기자 = 정부가 고유가와 공급망 쇼크 등 중동발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5조 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이달 내에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를 기반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이번에 마련된 대규모 재원은 에너지·물류비 부담 완화, 청년 일자리 확충, 지역화폐 차등 지원 등에 투입돼 중동사태가 초래할 실물경제 타격을 방어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정부·여당은 내달 10일을 목표로 국회의 초스피드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다.

25조 대규모 추경, '빚 없이' 조달…중동사태 대응 집중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이달 중 올해 첫 추경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추경의 규모는 약 25조 원 수준이다.

가장 큰 특징은 막대한 재원을 '적자국채 발행 없이' 조달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이달 말 걷히는 법인세 수입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초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거래세 증가분 등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최대한 활용해 국채 및 외환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추경의 핵심 목적은 중동발 '3고(고유가·고환율·고물가)' 위기가 민생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당정은 야권 등에서 제기되는 '지방선거용 현금 살포' 비판을 일축하며, 지금이 국가 재정이 전면에 나서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다.

이 대통령은 전날(24일) 국무회의에서 "초과 세수가 없었다면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할 위기 상황"이라며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에게 '참아라' 할 것이 아니라 돈을 빌려서라도 영양 보급을 해줘야 한다. 잘 쓰는 게 유능한 것이고, 안 쓰는 건 무능하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위 50% 민생지원금·공급망 안정 등 투입…청년 고용 지원도 담길 듯

마련된 재원은 △고유가 대응 △취약계층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세 분야에 집중 투입된다.

우선 취약계층 민생 안정을 위해 저소득층 대상 에너지바우처를 확대하고, 소득 하위 50%를 대상으로 한 '민생지원금' 지급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지원 규모는 1인당 15만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지원금은 지역화폐로 지급되며, 사용처를 유류비 등 에너지에만 국한하지 않아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의 내수 진작까지 동시에 꾀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이 심한 지방에 더 대대적이고 획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별 차등 지원 방침을 밝혔다.

산업·공급망 안정도 핵심 투입 분야다. 나프타(납사) 등 주요 원자재의 수급 차질에 대비해 대체 물량 도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존 수출 물량을 내수용으로 돌리는 '수출물량 내수전환' 지원 예산도 담길 전망이다. 물류비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수출 기업을 위한 바우처·무역보험 특별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특히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판매가 통제를 받는 정유사들에 대한 손실 보전 예산도 반영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지난 23일 인사청문회에서 '적정 수익 보장이 아닌, 실제 원가 손실에 대한 부분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정유사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대중교통과 청년 일자리 지원에도 상당한 예산이 배정될 전망이다. 우선 고유가 시대에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서민들의 출퇴근 교통비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기 위한 대중교통 지원책이 담긴다.

정부가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시행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조치에 돌입한 만큼, 민간의 자발적인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교통비 환급 혜택을 늘리거나 관련 보조금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될 전망이다.


40만 명을 웃도는 '쉬었음(구직 단념)' 청년들의 고용 한파를 막기 위한 맞춤형 일자리 보강책도 이번 예산안의 핵심 축이다. 정부는 전반적인 고용 지표 개선세와 달리 청년층의 일자리 사정만 유독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올해 본예산에 편성된 청년 일자리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기업의 청년 채용을 유도하는 특화된 고용 촉진 예산 등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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