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발 LNG 공급 중단에 전기요금 인상 압력 확대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3:44
수정 : 2026.03.25 13:43기사원문
유럽까지 가세한 확보 경쟁…가격 급등 불가피
“과거와 다른 위기”…전체 전기요금 오를 수도
[파이낸셜뉴스]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멈추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물량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지만, 공급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과 체결한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카타르 북부 라스라판 산업도시 내 핵심 LNG 생산시설이 파괴된 데 따른 것이다. 카타르에너지에 따르면 전체 LNG 수출 능력의 약 17%가 손상됐으며, 복구에는 최대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카타르 LNG 물량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해온 만큼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 지역의 충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유럽까지 LNG 확보 경쟁에 뛰어들 경우 제한된 물량을 놓고 아시아와 유럽 간 쟁탈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 파트릭 푸야네는 이번 공급 위기가 시기적으로도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은 겨울을 지나며 가스 재고가 낮아진 상태로, 8~10월 사이 재고를 다시 채워야 한다”며 “이 시기 아시아의 냉방 수요까지 겹치면서 LNG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LNG는 석유와 달리 생산·액화·운송 설비가 이미 최대치로 가동되고 있어 단기간 내 공급 확대가 어렵다. 이로 인해 가격 변동성도 커지는 가운데 LNG 일본·한국 마커(JKM)는 24일 기준 100만BTU당 20.525달러로, 사태 이전 대비 약 2배 급등했다.
단기 수급 측면에서 한국의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스공사의 카타르산 LNG 수입 비중은 2023년 약 20%에서 지난해 14%대로 낮아졌고, 미국·호주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도 진행돼왔다. 민간 발전사 역시 중동산 직수입 비중이 낮아 당장 물량 부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물량보다 더 큰 변수는 가격이다. 공급 차질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국제 LNG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고, 이는 곧 전력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정부는 LNG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동해안 지역에 집중된 원전·석탄 발전 설비 용량은 약 16GW에 달하지만,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낼 수 있는 송전 용량은 11GW 수준에 그친다. 발전 여력이 있어도 전기를 보내지 못하는 ‘송전 병목’이 존재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은 원가를 즉각 요금에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장기화될 경우 전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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