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상장사 "스코프3 도입 2033년까지 유예해 달라"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3:45   수정 : 2026.03.25 13:45기사원문
한경협 'ESG 공시 대응 실태조사'
자산 10조원 이상 30조원 미만 기업 대상 조사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상장사(자산규모 10조원 이상 30조원 미만)의 10개사 중 7곳이 오는 2029년 본격 시행되는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제도와 관련, 해당 시점에 맞춰 준비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하는 스코프3(Scope3)에 대해선 제조업체의 66.7%가 실무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며, 2033년 이후로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5일 이런 내용의 'ESG 공시 대응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30조 원 미만 코스피 상장사 36개사를 대상(27개사 응답)으로 실시됐다. 2029년 ESG 공시 의무화 대응에 대해선 응답기업의 70.4%가 준비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경협은 “대기업군이어도 업종과 규모에 따라 대응 수준에 차이가 있다”며, “지속가능성공시 전반의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과 전문 인력 확보가 미흡한 기업의 경우 준비 기간이 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다수가 대응 가능하다고 했으나, 전체 기업의 절반 이상인 55.6%가 전담 인력이 타 업무를 병행하는 '겸직 체계'로 운영 중이며, 제조업은 이 비율이 58.3%로 더 높다는 게 한경협의 설명이다. 공시 실무가 본격화될 경우 전문성 확보와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 계획상 2032년 도입 예정인 스코프3 공시에 대해선, 일정을 맞출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8.1%였다. 51.9%가 2033년 이후에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스코프3는 기업의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한다.

특히 제조업은 3곳 중 2곳(66.7%)이 유예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 '협력사의 측정역량 부족과 데이터 신뢰성 저하'(83.3%, 복수응답)를 꼽았다.

한경협은 "협력사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상 중소 협력사로부터 정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일부 협력사들이 영업비밀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데이터 제공에 부담을 느끼는 점도 공급망 배출량 정보 확보의 한계 요인으로 파악됐다.

ESG 공시제도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 기업들이 필요한 정부 정책은 '산업별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공(44.4%)'과 '데이터 수집용 표준 플랫폼 구축(44.4%)'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형 한경협 지속가능경영실장은 "전문 인력 확보와 공급망 배출량 데이터 측정·확보 등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표준화된 데이터 플랫폼 보급과 세부 공시 가이드라인 마련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