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어라"...달콤한 과일향때문에 전자담배 깨물어먹는 다람쥐

파이낸셜뉴스       2026.03.29 07:00   수정 : 2026.03.29 08: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국에서 다람쥐가 전자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전자담배 폐기물의 위험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최근 런던 브릭스턴 지역의 울타리 위에 앉은 회색 다람쥐가 전자담배 기기를 앞발로 붙잡고 씹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얼핏 보면 '전자담배를 피우는' 듯 보이는 이 장면에 숨은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바로 니코틴이 아닌 전자담배에서 나는 향 때문이었다.

웨일스 뱅거대학의 야생동물 전문가 크레이그 셔틀워스는 "과거에는 버려진 담배꽁초를 다람쥐가 물고 다니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다람쥐는 과일 향이 나는 전자담배를 먹이로 오인해 입에 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저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다람쥐가 기기를 갉아 먹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은 물론 전자담배 내부에 남아 있는 니코틴 등 화학물질을 섭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셔틀워스는 "자연 상태에서는 니코틴을 접할 일이 없기 때문에 이런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이 영상이 “버려진 쓰레기가 야생동물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전자담배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이 생길 때까지 사용자들은 쓰레기로 버리지 말고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유사 사례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보고된 사실을 알리며 전자담배 폐기물의 위험을 알렸다.

RSPCA 과학 담당관 에비 버튼은 "우리는 이번 사례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지난 2023년 뉴질랜드에서 전자담배 기기를 삼켜 죽은 새와 웨일스에서 다람쥐가 전자담배를 먹이 보관하듯 땅에 묻으려한 사진을 소개한 바 있다.

버튼은 "전자담배 폐기물의 피해는 야생동물만 입는 게 아니다"라며 "2017년 이후 반려동물의 전자담배 사고 신고는 680건이나 접수됐고 그 중 96%는 반려견이었다"고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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