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등재 후 첫 4·3 추념식… 제주, 평화와 인권 다시 새긴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6:19
수정 : 2026.03.25 16:19기사원문
4월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서 봉행… 2만여명 참석 예정
첫 ‘4·3 평화 대행진’도 마련… 청소년·유족·도민 함께 걷는다
제주도, 수송버스 98대·셔틀버스 운영… 고령 유족 이동 지원 강화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4월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과 위령제단에서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을 봉행한다. 지난해 제주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뒤 처음 맞는 추념식이다.
제주도는 올해 추념식에 생존 희생자와 유족, 정부 주요 인사, 정당 관계자, 제주도민 등 2만여명이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번 추념식은 추모에 머물지 않고 전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평화의 장으로 꾸려진다. 특히 추념식 전날인 4월 2일에는 처음으로 ‘4·3 평화 대행진’이 열린다. 청소년과 대학생, 유족, 도민 등 약 2000명이 제주시 관덕정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시청 등 3개 구간에서 출발해 제주문예회관까지 행진한다. 행진 뒤에는 문예회관 야외광장에서 4·3 전야제가 이어진다. 평화 대행진 사전 접수는 30일까지 가능하다. 4·3을 함께 기억하려는 전국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다.
4월 3일 본 추념식은 엄숙한 추모 중심으로 진행된다. 첼로 선율과 동박새 소리가 어우러진 추모 음악에 맞춰 묵념이 이뤄진다. 지난 2월 수십년 만에 가족관계를 바로잡은 고계순 어르신의 사연이 영상과 낭독으로 소개된다. 아버지 이름을 되찾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4·3의 완전한 해결이 지닌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취지다. 추념식 말미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합창단 공연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유족과 참석자 이동 지원도 강화한다. 제주도는 각 행정시와 협력해 수송버스 98대를 지원하고 읍면동별 인솔 공무원을 지정해 이동 안전을 돕기로 했다. 추념식 당일에는 43-2번 버스 노선에 차량 2대를 임시 증차하고, 행사장 주변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교통과 주차를 관리한다. 고령 유족과 보행이 불편한 참석자를 위한 지원도 마련한다. 휠체어와 이동카트, 셔틀버스 등을 운영해 행사장 접근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올해 추념식의 무게는 분명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뒤 처음 열리는 추념식이라는 점에서 4·3이 제주 안의 비극을 넘어 세계가 함께 기억해야 할 역사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이번 추념식이 4·3의 아픔을 기억하는 자리를 넘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국내외에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 처음 맞는 추념식인 만큼 많은 도민이 참여해 화해와 상생의 4·3 정신을 함께 나눠주길 바란다”며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가급적 일찍 도착하고 대중교통이나 카풀을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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