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법 지연에… 野 "과세 폐지" 학계 "지분규제 위헌"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8:10   수정 : 2026.03.25 18:17기사원문
국힘, 가상자산 업계 간담회 열어
"소득세 부과, 조세 형평성 어긋나"
가상자산 양도차익 과세 폐지 추진
헌법학회도 세미나서 위헌성 질타
"거래소 지분제한, 헌법소송 가능성"
"산업 성장 ‘골든타임’ 놓칠 수도"

정부·여당의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논의가 지연되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양도차익 과세 폐지를 추진하며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또한 학계에서는 정부·여당이 검토 중인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방안이 헌법상 재산권과 기업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 및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야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내년부터 가상자산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가상자산 양도차익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다만 가상자산 과세 여부의 최종 결정권은 예산 편성 및 집행권 등을 가진 정부와 원내 과반 의석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에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1113만 투자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에 대한 '상품' 분류 결정 등을 근거로 "이미 부가가치세를 내는 가상자산에 소득세까지 물리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야권의 과세 완화 흐름 속에 금융위원회 등 규제 당국이 추진 중인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에 대해서는 헌법학계의 전방위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 여의도 FKI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헌법학회 2026년 제1회 이슈진단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지분율 제한 방안에 대한 위헌성을 강하게 질타했다.

주제발표를 한 김명식 조선대 교수는 "정부의 지분율 제한 방안은 대주주 지분을 인위적으로 분산시키고 초과 지분에 대해 강제 처분을 명함으로써 기업의 소유 및 의사결정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헌법상 직업의 자유와 그로부터 도출되는 기업의 자유, 재산권의 핵심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런 법리적 난점이 지속되면 입법이 진행돼도 헌법소송 등으로 법적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사례를 찾기 어려운 무리한 규제가 시도될 경우, 지금까지 쌓아온 법적 신뢰와 안정성이 일시에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학계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헌법적 논란이 지속되면 제도가 안착하기도 전에 국내 가상자산 산업이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산업의 혁신 동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 합리적 설계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이영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양대 황성기 교수, 계인국 고려대 교수, 문의빈 국민대 교수 등이 참여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자들은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나 대주주 심사 강화와 같은 대안이 있음에도 지분 소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업계에서는 야권의 과세 폐지 추진을 반기면서도 실제 입법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의 반대를 넘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동시에 거래소 지배구조를 흔드는 규제 논의까지 겹치며 정책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야당은 혜택을, 정부는 규제를 말하는 엇박자 속에서 기업들만 고사할 위기"라며 "정치적 쟁점을 넘어 산업 성장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여야 간의 실질적인 협치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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