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로 무너진 삶… 2만5천명 생활·마음 보듬은 신한銀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8:13   수정 : 2026.03.25 18:12기사원문
'보이스피싱제로' 사업 3년
피해자 지원 위해 300억 투입
생활비·심리치료 도움의 손길
청년·고령층·소상공인 등 나눠
맞춤 교육으로 재피해율 0%대
"생활 회복 중심 보호체계 전환"



#. 수천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50대 자영업자 박모씨는 한때 폐업과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할 만큼 절망에 빠졌다. 검찰을 사칭한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범죄는 불과 몇시간 사이 그의 계좌를 비웠고, 운영자금이 사라지면서 직원 급여와 거래처 대금 지급도 어려워졌다. 박씨의 일상은 공황장애와 불면증으로 무너졌다.

박씨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계기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제로 프로그램'이었다. 긴급생활비 지원과 심리 상담, 채무조정, 법률지원을 받으면서 무너진 삶을 차근차근 다시 일으켰다. 박씨는 "환급만 기다렸다면 생활 자체가 무너졌을 것"이라며 "피해 직후 생활비와 심리치료 지원이 재기의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생활·심리·재기 통합모델 필요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는 단순히 금전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피해자는 생계자금 상실과 함께 신용등급 하락, 우울증과 공황장애, 가족 갈등 등 복합적인 문제를 겪는다. 금전적 지원과 복지를 결합한 지원 모델이 필요한 이유다.

신한은행이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지난 2023년 10월부터 운영 중인 '보이스피싱제로'가 이런 모델에 해당한다. 보이스피싱제로의 주요 지원사업은 △긴급생계비 지원 △심리치료 △회복 컨설팅 △예방교육으로, 피해자의 회복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생계비 지원으로 피해 직후 생활 공백을 최소화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흔히 겪는 심리적 압박감을 해소할 수 있는 치료를 병행한다. 이와 함께 법률·재무·환급 절차를 지원하고, 다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예방교육도 실시한다.

신한은행이 3년 동안 해당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300억원에 이른다. 수혜 인원은 2만4490명이다. 수혜자들은 입을 모아 "피해금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며 "긴급생활 지원금과 상담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심리치료가 극단적인 생각을 멈추고 재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피해자들도 있다. 전 재산을 빼앗긴 30대 피해자 류모씨는 "어디에서도 도움받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보이스피싱제로 사업은 한 줄기 희망이자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트라우마 치료와 가족 회복 프로그램은 위기가정 지원과 심리치유, 지역사회 연계 경험을 보유한 굿네이버스가 담당한다.

■재피해 막는 예방교육

보이스피싱제로 사업을 통한 예방효과도 크다. 예방 프로그램은 △고령층 △청년층 △소상공인 △다문화가정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실제 녹취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악성 앱 점검 및 삭제, 스마트폰 보안 컨설팅 등을 통해 디지털 보안을 갖추도록 한다. 그 결과 예방교육에 참가한 이들의 재피해율은 0%에 근접했고, 금융사기 인지율은 3배 이상 상승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제로 사업은 기존의 '사후 환급 중심'에서 '생활 회복 중심'으로 피해자보호 체계를 전환한 사례"라며 "향후 지방자치단체·경찰·금융회사·복지기관간 협력이 제도화될 경우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회복 속도와 사회복귀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영상 시리즈 '1인칭 금융소비자 시점'도 제작하고 있다.

고객이 범죄 상황을 직접 경험하는 듯한 구성으로 SNS 투자 사기, 외화 중고거래 보이스피싱, 비상장주식 투자 사기 등 금융감독원 '금융생활길라잡이' 소비자경보에 소개된 실제 사례를 다뤘다. 영상은 고객의 경각심 제고를 위해 영업점에서 송출 중이며, 내부 직원 교육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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