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용기자재 검사제도 개선의 정책 방향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8:21
수정 : 2026.03.25 18:21기사원문
최근 울산 소재 에너지다소비 사업장을 방문한 결과, 대규모 설비를 운영하는 산업현장에서 열사용기자재 검사 주기가 실제 설비 관리 수준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안전관리 체계가 고도화된 사업장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면서 계획정지, 공정 차질, 비용 증가 등 운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현행 열사용기자재 검사제도는 정기 검사를 통해 설비 이상을 사전에 확인하는 기본적인 안전관리 장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보일러 1년, 압력용기 2년 등 획일적 검사주기는 설비 규모와 운전 환경, 유지관리 수준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설비와 관리 여건이 다른 설비를 동일 기준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정책 정밀성과 유연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설비의 위험도를 기반으로 한 손상 메커니즘(Damage Mechanism) 기반 관리수준 평가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설비 재질, 운전 이력, 열화 요인, 손상 가능성, 사용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안전성을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활용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검사주기 조정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안전관리 체계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정책 운영 측면에서는 사업장별 안전관리 역량과 설비 특성을 반영한 차등적 유효기간 적용체계가 필요하다. 관리 수준이 검증된 사업장에는 합리적인 검사주기 조정 등 유연성을 부여해 자율적 안전관리 투자를 유도하고, 관리 수준이 취약한 설비에는 기존 예방 기능을 유지하는 균형잡힌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특정 업종에 한정된 유효기간 연장제도는 산업전반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열사용기자재 검사제도는 과거 사고 사례를 기반으로, 현장정보와 위험도 평가를 반영한 정밀한 리폼(reform)이 필요하다. 산업현장의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안전 수준은 흔들림없이 유지·강화하는 균형 잡힌 정책 운영이 요구된다.
방순자 한국에너지공단 선임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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