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에 물가상승 압력… '매파' 신현송, 금리 올리나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8:21
수정 : 2026.03.25 18:21기사원문
하루에 9원 가까이 환율 오르내림
차기 한은총재 선제 대응 가능성
단기 개입보다 시장 체력 키워야
■하루 9원씩 출렁…환율불안 심화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일평균 변동폭(종가 기준)은 8.98원으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9원 가까이 오르내림이 이어졌다는 의미다. 연간 기준 2023년(6.13원), 2024년(4.73원), 2025년(6.03원) 대비 2.85~4.25원이 높다. 이달에도 전체 거래일 중 약 35%에서 환율 변동폭이 10원을 넘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 상태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제값보다 높게 사와야 하는 수입기업이, 내리면 싸게 팔아야 하는 수출기업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환율이 위아래로 빈번하게 튀게 되면 양쪽은 대비할 새 없이 그때마다 손해를 보고, 이는 실물경제 전체로 전이된다.
■쓸 카드 부족한 외환당국
변동성을 억제할 수단은 제한적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실상 환율 변동성 관리를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외환보유액이 4300억달러로 많아 보여도 미국투자 준비를 해야 하는 만큼 실제 돈을 외환시장에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로선 구두개입 정도가 최선"이라고 전했다.
금리와 환율 사이 전통적인 관계가 약화된 점도 부담이다.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통상 금리 상승 시 환율은 떨어져야 하는데 최근에는 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금리 등을 조절한다고 해도 환율방어는 힘들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기 개입보다 시장체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유인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외환시장 거래량, 시장참가자 확대가 이뤄지면 환율 쏠림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현송 체제 변수 부상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환율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시장에서 우세했던 금리 인하 기대는 약화되고 있다.
강인수 교수는 "전쟁이 장기화되면 유가 상승으로 물가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아니라 동결이나 인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 충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급등할 수 있고,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수입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물가통제가 쉽지 않아진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또 "이 경우 금리를 올려서라도 물가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다만 경기둔화 국면에서 금리 인상까지 단행하면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위축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상봉 교수 역시 "현재는 가계부채 부담으로 즉각적인 금리 인상이 쉽지 않지만 시장금리는 이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금리 흐름에 따라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후보자의 성향도 변수다.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를 인플레이션 대응을 중시하는 '실용적 매파'로 평가한다. 그는 과거 "과잉 대응하는 것이 소극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물가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결국 향후 통화정책 경로는 환율과 유가, 글로벌 금리 흐름 등 대외 변수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은행이 경기 대응보다 물가 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맞물리며 시장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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