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요구안 던진 美... 이란에 "한달간 휴전"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8:27   수정 : 2026.03.25 18:35기사원문
중동전쟁 치열해진 수싸움 핵무기 포기·호르무즈 개방 등 조건 수용땐 제재해제 의사 밝혀 이란은 전면휴전 원한다는 입장 비적대국가에는 선박통과 허용

【파이낸셜뉴스 뉴욕·서울=이병철 특파원 홍채완 기자】 미국이 이란에 종전을 위한 15개 요구 조건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위해 '한 달 간 휴전 유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잠깐의 전투 중지가 아닌 전면적인 휴전"을 원한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별 통항' 허용 의사를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외교전에 활용하며 국제 여론전에 펼치고 있는 양국은 아직 타협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이란이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보낸 서한에서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은 서한에서 "미국,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은 물론이고 침략에 가담한 다른 참여국들의 선박도 '비적대적 통항' 자격이 없다"라고 못 박았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포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선별적 통행 허가 카드를 흔들면서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이란에 의해 봉쇄돼 왔다. 이 때문에 개전 이후 최소 22척의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으며, 걸프 해역에 현재 발이 묶인 선박은 약 3200척에 달한다. 이 지역으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와 걸프 국가들의 주요 화물이 지나가는데, 이란은 해협 봉쇄로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을 일으켜 미국과 이스라엘에 타격을 주고 전쟁 의지를 꺾으려 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도 아랍에미리트(UAE)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60달러에 거래되는 등 세계 석유 시장이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바이유 가격이 올들어 150% 이상 폭등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4일 "이란이 전면적인 휴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한편 미국은 이란에 전달한 요구 조건에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이스라엘의 채널12 등에 따르면 이란이 이를 수용할 경우 미국은 국제사회가 그간 부과했던 제재를 전면 해제하고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을 포함한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또 이란이 합의를 위반하면 제재를 자동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의 폐기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걸프 지역 내 모든 미군 기지 폐쇄, 그간의 군사적 타격에 대한 배상금 지급,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 권한 등을 요구하며 미국을 난처하게 했다. 특히 미사일 프로그램 유지 보장과 이스라엘의 대헤즈볼라 공격 중단 요구로써 이란은 역내 영향력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외신들은 "이란 내에서 미국의 휴전 제의를 '지도부 암살 등을 위한 작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이스라엘과 이란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 최남단 도시인 에일라트와 위성 수신소 등도 타격당했다고 알려졌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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