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형 금통위원 “중동 사태로 물가에 상방, 성장은 하방 위험”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1:00
수정 : 2026.03.26 11:00기사원문
■한국은행 3월 금융안정 상황 점검■
“불확실성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해야”
“취약부문 자금조달 어려움, 부실 챙길 것”
이 금통위원은 26일 금융안정 상황 점검을 주관하고 “중동 리스크의 장기화 가능성에 따라 물가의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이 모두 높아진 복합적 도전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응 준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중동 사태가 발발한지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다. 그 사이 급등한 국제유가로 인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물가가 띄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대로 성장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전 세계 공급망 훼손으로 주도 산업인 반도체·자동차 등의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성장률을 깎아먹게 된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양호한 금융기관 복원력,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리스크 요인은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금통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돼 국내외 자산가격 조정 및 머니무브 등을 통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 성장세 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성장 양극화로 인한 영향과 자금조달 애로 등이 가중되면서 취약부문 리스크가 증대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금통위원은 “정부 부동산시장 안정화 노력에 힘입어 최근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약화됐지만 여전히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등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금융안정 상황’에도 중동 상황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가 포함됐다. 중동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강화가 지속돼 주가, 환율 변동성이 완화되는 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시장금리 역시 유가 상승에 따라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수록 상방 압력을 받게 된다.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두고는 외국인 주식 매도, 증권사 신용융자 확대로 인한 자금 유입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단기 수익 추구 성향이 확인됐는데, 레버리지 상품 투자 잔액은 지난해 말 10조4000억원에서 지난 2월말 19조7000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배 가까이 불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또 “중동 상황이 길어질수록 기업은 원가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고, 취약기업 채무상환 능력 약화로 이어져 금융기관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거나 회사채 차환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며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물량 확보에 차질이 생기고 원가 상승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 재무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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