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따라 걷는다… 4·3문학기행 4차례 운영

파이낸셜뉴스       2026.03.26 08:49   수정 : 2026.03.26 08:48기사원문
제주4·3평화재단·제주작가회의 공동기획
‘사월의 문장’ 따라 학살터·다랑쉬굴 탐방
교원·학생·문인·시민 40명씩 선착순 모집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의 역사 현장을 문학의 시선으로 다시 걷는 ‘4·3문학기행’이 마련된다.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작가회의가 손잡고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인문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임문철)은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봉수)와 함께 ‘사월의 문장을 찾아서’를 주제로 4·3문학기행 프로그램을 총 4차례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4·3의 기억을 문학을 통해 확장하고, 세대와 지역을 잇는 공감의 장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4·3의 역사 현장과 문학 작품을 결합해 교육과 현장 체험을 함께 엮는 방식이다.

1차와 2차는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따라가는 여정으로 꾸려진다. 3월 29일 1차 프로그램은 강원작가회의 회원과 제주 문인이, 4월 25일 2차 프로그램은 전국 교원과 학생이 참여한다.

두 차례 기행은 ‘작별하지 않는 기억’을 주제로 표선 한모살, 가시리 버들목 학살터, 가시리 ‘작별하지 않는 다리’, 다랑쉬굴 등을 찾는다. 국가폭력 속에서도 기억을 놓지 않으려는 인간의 의지를 문학과 현장에서 함께 짚겠다는 취지다.

특히 2차 프로그램은 전교조 제주지부가 전국 교원과 학생을 모집해 사전 온라인 독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현장에서는 작품 속 장면 낭독과 증언을 통해 문학 기반 4·3교육의 가능성을 넓힐 계획이다.

3차 기행은 4월 26일 열린다. 주제는 ‘4·3의 발단과 세계화의 상징’이다. 오라리 방화사건 현장과 관덕정, 정뜨르비행장 등을 잇는 코스로 구성된다. 현기영의 소설 ‘도령마루의 까마귀’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떠올리며 4·3을 국가폭력과 기억의 보편적 서사로 읽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4차 기행은 5월 10일 진행된다. 1948년 단독선거 반대를 위해 산으로 피신했던 총선거일의 의미를 되짚는 일정이다. 박진경 추모비와 문형순 흉상 등을 찾아 서로 다른 역사적 위치에 놓인 인물과 사건을 함께 살핀다. 오늘의 우리가 제주4·3을 어떻게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전할 것인지 묻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참가 대상은 회차별로 다르다. 3차는 전국 문인과 일반 시민, 4차는 제주 문인과 일반 시민이 참여할 수 있다. 회차별 모집 인원은 40명으로 선착순 접수한다.

이번 문학기행은 4·3을 역사 교육의 대상에만 두지 않고 문학이라는 보편 언어로 다시 읽고 현장에서 체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4·3 기억의 외연을 넓히는 새로운 방식의 시도다.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문학기행이 잃어버린 마을과 기억을 복원하고 세대 간 공감을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봉수 제주작가회의 회장도 “제주4·3을 문학이라는 언어로 다시 해석해 전 세대와 공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제주작가회의(070-8844-2525)로 하면 된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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