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션플랜트, 해풍법 시행 '수혜'..하부구조물 역량에 주목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0:21
수정 : 2026.03.26 10:21기사원문
정부 주도 계획입지 전환에 사업기회 급물살..42개 인허가 원스톱 처리로 보급 가속
대만 점유율 44%·유럽 진출·美 MSRA 체결..글로벌 사업 다변화도 탄력
[파이낸셜뉴스]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이 26일 본격 시행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역량을 보유한 SK오션플랜트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주도 계획입지 체계로의 전면 전환이 이 회사의 국내 사업 기회를 획기적으로 넓힐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년 걸리던 인허가, 5~6년으로 단축…국내 해상풍력 '급물살'
정부가 풍황·환경·해상교통 등을 사전 검토해 예비지구를 지정하고, 발전지구 사업자로 선정되면 공유수면허가·전기사업허가 등 28개 법령에 걸친 42개 인허가 사항이 일괄 의제 처리된다. 업계에서는 인허가부터 상업 발전까지 10년가량 걸리던 기간이 5~6년으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설치 용량·설계기준·환경조사 등 기본설계가 의무화되면서 하부구조물 사양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제조기업 입장에선 설계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사업 안정성이 한층 강화되는 셈이다. 국내 기자재 공급망을 확보한 개발 사업자가 선정 가점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 만큼, SK오션플랜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사업자에게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이미 여수·고흥 일원 해역을 2GW 규모의 예비지구로 우선 신청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어, 법 시행과 동시에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줄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만 점유율 44%·유럽 북해 진출…'아시아 넘어 글로벌'
SK오션플랜트의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됐다. 하부구조물의 기본이 되는 후육강관을 2000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이 회사는 2020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재킷)을 수출하며 해외 시장의 문을 열었다.
아시아에서 해상풍력 보급이 가장 빠른 대만 시장에서의 성과가 단연 눈에 띈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시장을 선점한 결과 44%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다. 대만 라운드3 첫 프로젝트인 '펭미아오1'에서도 하부구조물 제작에 착수하며 독보적 위상을 굳히고 있다. 대만 정부가 국산화비율(LCR)을 폐지하면서 SK오션플랜트의 시장 확대 기회는 오히려 더 커졌다는 평가다.
유럽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해상풍력 종주국으로 불리는 유럽 북해 1,800MW 규모 대형 프로젝트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 2월에는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공식 체결, 2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 해군 전투함 MRO(정비·수리·개조) 시장에도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해상풍력에 편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포석이다.
국내에서는 원전 1기급 대형 프로젝트인 안마해상풍력에 약 3834억원 규모의 하부구조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후 4168억원 규모의 추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사도 수주한 상태다.
생산능력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 고성에 조성 중인 제3야드(신야드, 159만4000㎡)가 2028년 준공되면 공급능력이 대폭 확대된다. 현재 기존 1·2야드(93만㎡)에서 연간 15MW급 고정식 하부구조물 50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신야드가 가동에 들어가면 고정식 60기(부유식의 경우 40기)를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총 야드 면적은 여의도에 육박하는 258만㎡로 확대된다.
특히 신야드는 해상풍력특별법의 공급망 육성 정책에 따라 실증단지 및 배후항만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경남도가 이 일대를 '경남 1호 기회발전특구(해상풍력산업)'로 지정한 만큼, 국가 해상풍력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서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다만 모회사 SK에코플랜트가 추진 중인 SK오션플랜트 매각 건은 변수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과의 협상 기간이 세 차례 연장되며 올해 4월까지로 미뤄진 상황이다. 경남도와 지역사회는 사모펀드 매각 시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약화를 우려하며 제동을 걸고 있다.
강영규 SK오션플랜트 사장은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하부구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온 실적과 경험이 국가 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수출 시장 확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