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전쟁 속 ‘등급 상향’ 이변…AA+ 달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4:02
수정 : 2026.03.26 13:59기사원문
한신평, 무보증사채 AA/긍정적→AA+/안정적 상향
유가 급등에 정제마진 개선…아람코 재무지원도 ‘한몫’
샤힌 프로젝트 하반기 준공 앞두고 투자 성과 ‘관건’
[파이낸셜뉴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오히려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향됐다. 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유가 급등에 따른 실적 개선과 최대주주 사우디 아람코의 탄탄한 재무적 지원이 등급 상향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에쓰오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 유가 급등발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한신평은 등급 상향의 첫 번째 요인으로 유가 및 제품 마진 상승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2025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정제설비 공급 부담이 완화되며 수급 여건이 개선된 데 이어 미국-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재고 시차 효과, 재고자산 평가이익, 정제마진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동발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와 경유 제품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 피해와 주요 산유국의 석유제품 수출 제한으로 아시아 역내 원유·석유제품 공급이 구조적으로 제약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등 규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유가 및 주요 제품 마진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2026년 1·4분기 영업이익도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등급 상향의 또 다른 핵심 요인은 최대주주 아람코의 적극적인 재무 지원이다. 에쓰오일은 총 투자비 9조3000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 중임에도 아람코의 전략적 지원을 바탕으로 재무 부담을 상당 수준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아람코는 매입채무 지급기일 연장, 자금 대여, 예비 한도대출 제공 등 다층적인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한신평은 “최대주주와의 전략적·재무적 연계성이 과거보다 강화됐다”며 “올해 하반기 설비 준공 및 상업가동 이후에는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재무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 리스크도 상존…중동 원유·석화 업황 변수
다만 한신평은 향후 주요 모니터링 요인도 함께 제시했다.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원유 도입 상황이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정유사의 중동산 원유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에쓰오일은 아람코의 공급망 지원으로 타 정유사 대비 원유 도입 및 가동률 저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쟁이 확대될 경우 공정 운영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샤힌 프로젝트의 투자 성과도 관건이다. 2026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정유공정 부산물을 원료로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석유화학 사업 기반 확장과 공정 효율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글로벌 올레핀 중심의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실제 가동 시점의 수급 상황에 따라 투자 성과가 지연되거나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신평은 추가 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원가 경쟁력, 영업 여건 개선과 함께 연결 기준 실질적 무차입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반대로 마진 축소, 영업현금흐름 저하, 투자 및 배당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는 등급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이라는 최악의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아람코의 공급망·재무 지원이라는 ‘안전판’이 에쓰오일의 차별화된 신용도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샤힌 프로젝트 상업가동 이후 석유화학 부문의 실제 성과가 중장기 등급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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