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코스피를 팔고 코스닥을 샀다”…외국인 머니무브 촉각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6:11
수정 : 2026.03.26 16: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대형 제조업 중심의 코스피에서는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30조43억원의 대량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달 외국인 순매수세가 720억원 넘게 몰렸다. 지난 2월 5419억원어치를 산 외국인은 이달까지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수급 변동이 아니라 현재 글로벌 정세와 맞물린 구조적 이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에 휴전 및 협상안을 제시하면서 시장은 불확실성과 기대가 교차하는 국면에 진입했다. 다만 시각차가 커 낙관론이 쉽게 확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유가 변수는 외국인의 수급이 코스닥으로 이동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제조업 원가 부담과 공급망 차질 우려가 동시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 차원의 에너지 절약 조치가 언급될 정도로 원자재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제조업 중심의 코스피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 고조로 외국인 수급이 제조업 중심의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원자재 의존도가 낮고 성장주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어 지정학 리스크 국면에서 대안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외국인 자금 유입을 뒷받침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기적인 리스크 회피 차원을 넘어 주도주의 핵심 축 이동의 초기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주도 장세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지정학 리스크와 금리 변수 속에서 성장주와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이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변수로 △중동 리스크 전개 양상 △국제유가 흐름 △미국·이란 협상 성사 여부 등을 꼽는다. 특히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제조업 중심 코스피의 변동성은 확대되는 반면, 코스닥 중심의 성장주 장세는 상대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전쟁 리스크와 금리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으로, 전통 제조업보다 정책 수혜와 성장성이 있는 영역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며 “외국인 수급의 방향성이 코스닥 중심으로 형성될 경우 종목 장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인 매도가 곧 지수 하락으로 연결됐지만 지금은 지수 전체보다 시장 내부 구조를 봐야 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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