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해킹' 집단 손배소 첫 변론…'원고 확인' 놓고 공방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7:15   수정 : 2026.03.26 17:15기사원문
재판부 "본인확인 필요"…손해발생 여부 중심 본안 심리 진행



[파이낸셜뉴스]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들이 제기한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이 본격 시작됐다. 첫 변론에서는 원고 자격과 본인 확인 문제를 두고 양측이 충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26일 소비자 김모씨 등 9100여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유사한 취지로 제기된 다른 2건의 소송도 병행해 함께 심리가 진행됐다.

SK텔레콤 측은 세 사건의 원고가 중복됐다며, 각 사건별 원고에 대한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측 대리인은 "구글폼 등 간이한 방식으로 원고가 모집되면서 본인 확인 없이 신청되는 경우가 있다"며 위임관계뿐 아니라 실제 이용자인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원고 측 대리인들은 집단소송 과정에서 온라인 폼과 소액 착수금 납부 등을 통해 신원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만들 수 있는 '막도장'을 찍는 것은 다수 당사자 위임에 일반적인 경우고,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소송 지연을 위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수 당사자가 참여한 사건인 만큼 본인 확인 절차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다음 기일까지 각 원고별 위임 확인 방안을 제출하도록 했고, SK텔레콤 이용자 여부는 회사 측이 확인 방법을 제시하면 원고 측이 이에 맞춰 입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본안 쟁점으로는 '손해 발생 여부'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원고 측에 재산상 손해인지 정신적 손해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재판부는 "재산상 손해는 금액까지 특정되는 등 구체적인 손해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와 SK텔레콤 간 과징금 불복 소송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민사 재판을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SK텔레콤 측이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한 개보위와 재판이 마무리된 뒤로 기일 추후 지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민사사건은 손해 발생 여부 입증이 중요하다"며 별도 진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음 기일은 7월 9일로 지정됐다.

향후 재판의 핵심은 개별 이용자의 피해 입증이 될 전망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피해가 크다고 느끼겠지만 개인으로 따지면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할 때 피해자인 개인의 생업을 제쳐뒀다거나 하는 등 구체적인 피해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개보위의 과징금 처분으로 어느정도 회사 측 과실이 있다는 점은 원고에 유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원고 측 하희봉 로피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다음 기일까지 유심 인증키 평문 유출이 왜 구체적인 손해에 해당하는지를 기술적·법리적으로 논증할 것"이라며 "향후 청구취지 변경 및 징벌적 손해배상(손해액의 5배) 또는 법정손해배상(300만원 이하) 청구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유심 인증키 등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공지했다. 같은 해 8월 개보위는 망분리 및 접근통제 미흡 등을 이유로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하고 약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별도로 원고인 이용자들은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위자료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유심 정보 유출로 인한 복제 가능성, 범죄 악용 우려, 유심 교체와 금융 서비스 제한 등을 손해로 주장하고 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