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만 폭망작의 기적"… '1500만' 장항준, 죽은 자식도 살려냈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8:22   수정 : 2026.03.26 18: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장항준 감독의 스크린 장악력이 그야말로 무섭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1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초대박'을 터뜨린 그가, 이번엔 과거의 뼈아픈 실패작마저 심폐소생술로 살려내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오는 4월 3일, 무려 3년 만에 극장가로 귀환하는 영화 '리바운드'다.

'리바운드'가 어떤 작품인가.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써 내려간 8일간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그린 실화 기반 스포츠 영화다. 안재홍을 필두로 이신영, 정진운 등 젊은 피들이 코트 위를 뜨겁게 달궜고, '스타 작가'이자 장 감독의 아내 김은희 작가가 각본에 참여해 개봉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흥행 성적표는 냉혹했다. 시사회 호평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객 수 69만 8748명. 손익분기점인 160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극장에서 쓸쓸히 퇴장해야 했다. 장 감독에게는 그야말로 뼈아픈 '아픈 손가락'으로 남은 셈이다.

그러나 판이 완벽하게 뒤집혔다. 장항준이 '천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쥐면서다. 지난 25일 개봉 50일 만에 1500만 고지를 밟은 '왕과 사는 남자'는 역대 1위 '명량'(약 1761만 명), 2위 '극한직업'(약 1626만 명)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대한민국 영화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 엄청난 후폭풍은 곧장 '리바운드'로 향했다. 배급사 (주)바른손이앤에이에 따르면, 재개봉 기념 첫 무대인사 티켓은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광클' 세례를 받으며 전석 초고속 매진을 기록했다. 빗발치는 팬들의 요청에 배급사가 부랴부랴 추가 무대인사를 확정했을 정도다.

예매율 지표도 심상치 않다. 현재 '리바운드'의 실시간 예매율은 1.2%. 대작 신작들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치지만, 쏠쏠한 파이를 키워가고 있는 재개봉작 중에선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2.4%)에 이어 당당히 2위다.
'첨밀밀'(1.0%), '라이프 오브 파이'(0.8%) 등 쟁쟁한 명작들을 모두 제친 결과다.

과거 방송에서 던졌던 긍정의 메시지들이 '장항준 어록'으로 재창조되고, 가난했던 시절 아내 김은희 작가와 버텨낸 에피소드들이 역주행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장항준 감독. 최근 진행된 '왕과 사는 남자' 흥행 감사 커피차 이벤트에 구름 인파가 몰린 것은 그의 완전히 달라진 위상을 방증한다.

작품성은 인정받았으나 대진운과 타이밍이 아쉬웠던 '리바운드'. 1500만 흥행 돌풍을 등에 업은 장항준 감독의 이 '아픈 손가락'이, 재개봉이라는 '절호의 찬스'를 통해 대중의 완벽한 재평가를 이끌어내며 시원한 역전 3점 슛을 꽂아 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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