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되면 '리스크 양극화'... 지방銀·석화 등 약한 고리부터 무너져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8:30   수정 : 2026.03.26 23:31기사원문
한은, 상황별 스트레스 테스트
예금취급기관 자본비율 하락폭
시중銀보다 지방·저축銀 2배 커



한국은행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금융자산·원화 가치 급락 및 원자재 급등 등의 상황을 가정하고,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방은행 자본비율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거나 취약업종의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하는 등 약한 곳부터 흔들렸다.

한은은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중동 사태와 그로 인한 자산충격 발생 시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향후 2년 시계에서 '비관'과 '심각' 2가지로 나눠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담았다.

테스트 결과 금융시스템 신용공급 여력을 결정하는 예금취급기관 자본비율은 두 시나리오에서 모두 하락했다. 특히 심각 시나리오에서 그 폭이 확대됐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에서 낙폭이 컸다. 시중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18.3%에서 2년 뒤 16.7%로 1.6%p 떨어지는 데 그친 반면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은 각각 3.1%p, 4.3%p 하강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악화 등이 작용한 결과다. 다만 규제비율(은행 11.5~12.5%, 저축은행 7~8%) 밑으로 내려가진 않은 만큼 전체적으로 양호하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비관 시나리오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주식 등 금융자산과 원화 가치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수준으로 동반 급락하는 상황을 반영했다.

심각 시나리오는 원자재 가격이 뛰고, 실물경제 부진이 나타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극심한 환경을 조성했다.

양극화 리스크도 부각되면서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뛰었다. 지난해 말 0.62%였던 석유화학·철강 수치는 2년 뒤 1.80%로 3배 가까이로 뛴 반면, 여타업종은 0.57%에서 1.37%로 2.4배가량 상승했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심각 시나리오에선 일부 업권뿐만 아니라 개별 금융기관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에 근접하거나 그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취약기업에 자금조달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증권·보험사의 경우에도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넘어서며 대체로 양호한 손실흡수력을 보였다.
심각 시나리오에서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시장손실이 17%, 보험사는 28%로 책정됐으나 각각 순자본비율(NCR), 지급여력(K-ICS)비율(100%)을 한참 웃돌았다.

글로벌 자산가격 조정이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도 측정해본 결과 심각 시나리오에서 증권사 평균 유동성확보비율은 113%, 보험사는 321%였다. 비관 시나리오 기준으로는 각각 182%, 665%로 모두 규제 수준(100%)을 넘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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