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최고가 210원 인상… 유류세 인하폭 2배로

파이낸셜뉴스       2026.03.27 00:00   수정 : 2026.03.27 00:00기사원문
정부, 중동發 비상경제 대응
오늘부터 2차 석유 최고가 시행
주유소 L당 가격 2천원 넘을 듯
화물차·버스에 유가연동 보조금
법정상한 70%까지 한시적 증액
공급망 악화 나프타 수출제한도

중동전쟁발 고유가에 대응해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유류세를 현행보다 2배 확대한 15~25%로 인하한다. 소비자들은 현재보다 L당 최대 80원 이상의 할인혜택을 받게 된다. 이와 동시에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해 27일 0시부터 적용되는 석유제품 2차 최고가를 L당 1900원대 초반대로 지정, 1차 최고가보다 휘발유·경유 동일하게 210원 올렸다.

같은 시간부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에 대해 수출을 통제하는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발동한다.

26일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동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가용재원과 수단을 총동원해 신속한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제 전시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하에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단계별로 대응하겠다"며 "유류세는 국제유가·전쟁 상황을 고려해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이상으로 급등함에 따라 휘발유 등 석유제품과 소비자 물가도 3%대 이상으로 크게 오를 조짐이다.

이에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 지정 확대에 이어,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냈다. 휘발유는 현행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인하율을 확대한다. 내달 1일부터 오는 5월 말까지 한시 시행한다. 이렇게 되면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은 L당 각각 65원, 87원 내려간다.

고유가 비상 상황에서 쓰는 대응카드이긴 하지만 세수 감소는 불가피해졌다. 유류세를 20% 인하하면 세수는 한달에 4000억원 이상 줄어든다. 또한 유류세(휘발유 694원, 경유 476원)는 L당 고정돼 있어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전체 가격 대비 유류세 비중이 작아져 인하 효과도 떨어진다.

김완수 재경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유류세 인하에 따른 총소비량 변동, 세수 감소액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고 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유류세 환원(복원)을 염두에 두고 핵심 세수인 교통·에너지·환경세를 16조4000억원으로 전년(13조200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늘려잡았다.

27일 0시부로 지정해야 하는 2차 석유제품 최고가격도 크게 올렸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최고가격으로 L당 휘발유는 1934원, 경유는 1923원으로 지정했다. 유류세 추가 인하와 함께, 휘발유 등의 소매가격은 2000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소비자가격을 L당 2000원을 절대적 기준선으로 보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휘발유보다 경유의 국제유가 인상폭이 컸는데,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사업자, 농어민들의 경제적 부담까지 종합해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차와 버스 사업자 등에 지급하는 유가연동 보조금도 4월까지 한시적으로 늘린다. 보조금 지급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올려 사실상 법정 상한선까지 지원키로 했다.

나프타, 요소 등 중동 과의존 품목은 공급망 대응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급망기금 내 중동 피해대응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1조5000억원 규모로 대체수입, 긴급운영자금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귀범 재경부 종합정책과장은 "중동 의존도 높은 품목은 하루 단위로 수급·가격을 점검할 방침"이라며 "하반기 중에 조기경보 전산시스템을 시범 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수급 위험 품목인 나프타와 요소, 요소수에 대해선 정부가 수출과 유통을 본격적으로 통제한다. 나프타의 경우, 공급망법상 위기품목 지정에 이어, 27일 0시부터 수출을 제한하는 긴급 수급조정조치를 단행한다. 앞으로 5개월간 수출제한 물량은 국내용으로 전환된다.

요소와 요소수(촉매제)에 대해선 이날부터 매점매석행위 금지 조치를 시행, 단속을 강화한다.

들썩이는 민생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대책도 내놓았다.

중동전쟁 영향권에 있는 공산품·가공식품, 택배이용료, 외식서비스 등 20개 품목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추가 지정, 총 43개 항목을 집중 관리키로 했다.

그중 수급 불균형과 감염병 확산으로 공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오른 쌀과 계란, 고등어 등 농축수산물은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쌀은 지난 13일 10만t에 이어 최대 5만t을 추가 공급한다.


중동전쟁 피해 수출기업과 소상공인, 농어민 등 취약계층에 대해선 직접 지원을 확대한다.

피해기업에 지원하는 정책금융은 4조원 이상 늘려 24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 운영한다. 일시적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해선 25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 안정자금을 지원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서영준 김준혁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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