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퀀트 하나에 '반도체 버블' 터질까..."오히려 좋아"
파이낸셜뉴스
2026.03.27 14:31
수정 : 2026.03.27 16: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를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이 나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휘청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장기적으로 봤을 땐 호재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株 '터보퀀트 쇼크'
미국 증시에서도 미국 최대 D램 업체 마이크론은 6.97%, 미국 최대 낸드 메모리 업체 샌디스크는 11.02%, 샌디스크의 모회사 웨스턴 디지털은 7.70% 급락하는 등 메모리 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메모리 주가 급락하자 엔비디아도 덩달아 4.16%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급락하자 경쟁업체 AMD도 7.49% 급락했다. 이외에 인텔이 6.53%, 브로드컴이 2.95%, 대만의 TSMC가 6.22% 급락하는 등 퀄컴(0.15% 상승)을 제외하고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동반 하락을 겪고 있다.
이는 구글이 공개한 새로운 AI 압축 알고리즘인 터보퀀트를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글 연구진은 인공지능(AI)에 필요한 메모리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압축 기법을 소개했다. 구글이 개발한 ‘터보 퀀트’는 메모리를 기존의 6분의 1만 쓰고도 AI 추론 속도를 8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에 메모리를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는 AI 추론에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 주가는 단기 급락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지금 시장 반응은 과도해"
그러나 이같은 하락세는 과도한 반응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우선 터보퀀트는 논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글 터보퀀트의 등장이 구조적인 메모리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한다"며 "터보퀀트로 인해 AI 운영 비용 감소 및 이용 효율이 증가하고 다수의 후발 기업 AI 생태계로 진입히면 AI 시장 파이 증가 및 전체 메모리 총수요 증가라는 시나리오도 고려해볼 필요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1월 '딥시크 사태' 당시에도 초기 시장 반응은 대체로 쇼크를 보였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차 랠리를 펼쳤던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김동원 연구원은 "2025년 1월 딥시크 공개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 급락했으나 불과 한 달 내 빠르게 회복하며 오히려 이전 수준을 상회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터보퀀트 및 딥시크는 모두 저비용, 고효율 AI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향후 5년간 예상되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기술만으로 폭증하는 AI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같은 압축 기술이 메모리 수요를 단순히 줄이는 방향으로만 작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고성능 수요가 열릴 수 있다. 압축된 데이터를 다시 풀어 연산하는 과정이 필요해지면서 HBM의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확대되고, 메모리 단에서 압축·해제를 처리하는 PIM(Processor-in-Memory) 기술 고도화 필요성도 커질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결국 용량 자체보다 대역폭과 처리속도를 높이는 경쟁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수혜"
김동원 연구원은 "터보퀀트를 비롯한 다양한 저비용 AI 기술은 AI 사용 장벽을 낮추고 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며 "이는 곧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로 직결돼 결국 AI 생태계 확장 경쟁의 최대 수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 알고리즘이 활용된다면 추론 비용이 하락을 달성할 수 있지만 수요는 폭발할 것"이라며 "속도 및 퀄리티 하향 없이 장기 컨텍스트 윈도 및 대규모 배치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메모리 수요 감소 요인은 △AI서비스 개선 속도 둔화 △AI 모델 기업끼리의 경쟁 구도 완화 △AI산업 잠재시장 성장 둔화 등 주로 AI 기능이 고착화되는 지점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D램과 반도체 가격, 데이터센터 비용, AI모델이나 클라우드 기업의 수익성, AI모델의 최적화와 비용 절감 등은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 등 다양한 저비용 AI 기술은 AI 사용장벽을 낮추고 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며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로 AI 생태계가 확장되면 최대 수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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