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7% 넘어…중동불안 등에 3년5개월내 최고
연합뉴스
2026.03.29 05:45
수정 : 2026.03.29 05:45기사원문
올해 들어 최고 0.78%p 뛰어…이란사태 후 한달새 0.31%p↑ 전문가들 "당분간 금리 상승세…대출 최대한 갚고 예금·달러 비중 늘려야"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7% 넘어…중동불안 등에 3년5개월내 최고
올해 들어 최고 0.78%p 뛰어…이란사태 후 한달새 0.31%p↑
전문가들 "당분간 금리 상승세…대출 최대한 갚고 예금·달러 비중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임지우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가 3년 5개월만에 7%를 넘어섰다.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국내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줄고 인상 전환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자, 대출 금리의 지표인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른 탓이다.
당분간 이런 금리 상승세가 뚜렷하게 꺾이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지나치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빚투(대출로 투자)에 열중한 금융 소비자라면,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을 고려할 시점이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 대출금리 지표 은행채 금리, 올해만 5년물 0.670%p·1년물 0.414%p↑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410∼7.010% 수준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고정금리가 7%를 웃돈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시작한 금리 인상 기조가 사상 초유의 빅스텝(0.5%p 인상) 등으로 절정에 이르렀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은행 대출금리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작년 12월 말(연 3.930∼6.230%)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상단과 하단이 각 0.780%포인트(p), 0.480%p 뛰었다.
고정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3.499%에서 4.119%로 0.670%p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연 3.850∼5.530%·1등급·1년 만기 기준) 역시 지난해 말보다 상단이 0.170%p 높아졌다. 다만 지표인 은행채 1년물 금리의 상승 폭(0.414%p)보다는 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3.610∼6.010%)의 상단도 같은 기간 0.140%p 상승했다.
주로 은행 대출 금리가 기준으로 삼는 은행채 등 시장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면서 꾸준히 오르다가 연말·연초 다소 진정됐지만, 최근 중동 사태로 다시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2월 말과 비교해 불과 한 달 사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547%p 뛰었고, 그 결과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도 0.310%p 인상됐다.
◇ "고유가로 석달이상 물가 오르면 한은도 금리인상 검토할수도"
은행 PB(프라이빗 뱅커·자산관리 전문가) 등 금융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유럽중앙은행(ECB) 등 국내외 중앙은행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더라도, 중동 사태가 길어질 경우 물가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나 연말께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인상 관측 증가만으로도 시장 금리는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승훈 KB금융연구소 경제연구센터장은 "향후 중동 전황에 따라 유가 상승 폭이 커지고 고유가 상태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심리 재확산을 대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며 "유로존은 이미 물가 둔화 속도가 느리고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만큼 금리 인상 시점이 미국보다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은의 경우 K자형(양극화) 성장과 금융 안정을 동시에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만약 고유가 장기화로 물가 상승세가 석 달 이상 이어지면 올해 3분기부터 내부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훈 하나은행 클럽원(Club1)한남PB센터 골드PB팀장도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100달러 이상 지속된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전쟁 장기화에도 유가가 안정될 경우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또는 연내 1회 인하 확률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리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올해 7월 이후 국내 물가 압력, 부동산 시장 불안 등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고미정 신한프리미어 PWM잠실센터 PB팀장은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상 전환'보다는 '인하 지연과 고금리 유지' 시나리오가 더 현실적인 흐름으로 판단된다"며 "한은도 단기적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대외 변수와 물가 흐름을 점검할 가능성이 큰데, 다만 하반기 이후 물가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 연말 전후로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소득대비 레버리지 크면 고정금리가 바람직…금리인하 요구권도 적극 활용"
국내외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사실상 시장금리가 추세적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면, 금융소비자들도 이에 맞춰 재테크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출은 빨리 갚고, 위험자산보다 예금 상품이나 달러 등의 투자 비중을 점차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대출 보유자는 금리인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대출 후 3년이 지났다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규정을 활용해 이자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부채 재구조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예·적금은 고금리 파킹통장을 활용해 시중 금리 상승 혜택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아울러 "투자는 배당주나 현금 흐름이 좋은 가치주 위주로 비중을 낮추거나 방어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금·은의 경우 이자가 없는 자산 특성상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을 받겠지만, 인플레이션이 동반된 금리 상승기에는 헤지(위험분산) 수단으로서 일정 비중(5∼15%)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 팀장은 "금리 종류를 선택할 때, 향후 금리가 낮아지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고객이나 소득 대비 레버리지(차입)가 많은 경우에는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 선택이 보다 안정적"이라며 "반대로 대출 규모가 크지 않고, 조기 상환 가능성이 큰 고소득 고객은 초기 금리 부담이 적은 변동금리를 활용하는 것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대출을 상환하고 이자 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우선적 투자 전략일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확정적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불필요한 레버리지를 줄이고 고금리 대출부터 상환하는 것이 사실상 가장 확실한 수익률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의 일부는 중장기 예금으로 락인(lock-in)해 금리 상승 혜택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주식 투자는 선별적 접근이 중요한데,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오히려 우량 종목이 과도하게 저평가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장기 관점에서 분할 매수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환율은 상대적 금리와 성장률에 영향을 받는 만큼, 주요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느릴 경우 원화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자산의 일부를 미국 달러 등 외화 자산으로 분산하는 것도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 유효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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