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규모 투자, 9조달러짜리 거품 터지나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0:34
수정 : 2026.03.29 10: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거대한 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메타플랫폼스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지 않는 업체는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한편 애플은 데이터센터 구축이라는 시류를 따르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AI에 집중하고 있다. 시류를 따르지 않는 이런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과 같은 전략이 성공한다면 경쟁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조달러짜리 베팅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엄청나다면서 2030년까지 약 9조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알파벳 산하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오라클 등 5개 빅테크의 향후 5년 예정된 AI 자본 지출 규모만 약 4조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데이터센터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다. 메타만 유일하게 제3자 서비스를 하지 않을 뿐이다.
9조달러 투자는 2000년 닷컴 거품 붕괴 직전 미국의 관련 산업 투자액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중국의 부동산 호황기였던 2016~2021년 투입된 자금 규모와 맞먹는다.
빚내는 빅테크
빅테크들은 이전에는 빚이 거의 없었다. 장사가 잘 돼 부채가 거의 없던 이들은 그러나 AI 붐 속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서 빠르게 빚이 늘고 있다.
구글은 최근 회사채 320억달러어치를 발행했고, 메타는 지난해 11월 300억달러를 채권 시장에서 조달했다.
빚이 많다는 것은 투자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회사가 급격하게 부실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9조달러 베팅이 9조달러 빚잔치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연간 2.7조달러 매출, 9000억달러 순익 내야
9조달러 투자가 타당하려면 연간 2조7000억달러 매출에 9000억달러 순이익이 나야 한다.
수익을 내는 것은 클라우드 수수료와 광고다.
메타처럼 클라우드 수수료를 기대할 수 없는 광고라는 한 날개로만 날아야 하는 특수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아직은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MS나 아마존 예약 주문이 두 배로 증가하는 등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의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빅테크 종목들에 매수 투자의견을 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장밋빛 계산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심각한 부실로 치달을 위험은 상존한다.
특히 메타처럼 광고에만 의존하는 곳은 위험이 훨씬 높다.
빅테크의 버핏 애플, AI 경쟁 승리할까
이런 빅테크의 흐름에서 한 발 비켜서 있는 곳은 애플이다.
애플은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돈을 퍼붓는 동안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면서 흐름을 관망하고 있다.
거대 데이터센터를 통해 구동되는 일반적인 빅테크의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달리 애플이 자체 개발하는 AI 모델은 소규모언어모델(SLM)이다. 이른바 ‘손 안의 AI’로 데이터센터 연산 없이 스마트폰 안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다. 아직은 성능이 크게 뒤지기 때문에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져 있다.
그렇지만 애플은 덕분에 높은 자본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유형자산 대비 매출액을 나타내는 고정자산 회전율이 8달러로, 각각 1달러 2달러에 그치고 있는 메타나 아마존을 압도한다.
1달러어치 장비나 건물로 애플이 8달러 매출을 낼 동안 메타는 1달러, 아마존은 2달러 매출을 거둔다는 뜻이다.
사용자 기기에서 AI가 구동되는 흐름이 대세가 되면 애플이 승리할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