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5성급 호텔 반값? 여름휴가 망친 '가짜 숙박권'

파이낸셜뉴스       2026.03.29 20:00   수정 : 2026.03.29 20:00기사원문
중고 거래 사이트서 범행 대상 물색
직원 할인가로 예약해 주겠다고 속여
1인당 피해액 수백만원 달하기도
법원 "피해 금액 상당"

[파이낸셜뉴스] #. '전 세계 유명 5성급 호텔 예약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지난해 7월 휴가철을 앞두고 태국 방콕 여행을 계획하던 A씨는 포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한 게시글을 클릭했다. 내용을 읽어보니 마침 관심 있게 지켜보던 호텔을 직원가로 예약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돈을 입금하면 포인트도 양도해주겠다는 판매자 B씨(44)의 말에 A씨는 서둘러 2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약속했던 숙박권은 받지 못했다.


알고 보니 숙박권을 양도해 주겠다는 여행중개업자 B씨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B씨는 유사한 방식으로 숙박권을 판매하며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숙박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을뿐더러 약속한 숙박권을 예약해주거나 포인트를 양도해 줄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 A씨로부터 받은 대금은 다른 고객의 숙박권을 구입하거나 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돌려막기' 수법을 썼다.

B씨는 A씨만 속인 게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1월경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유사한 방식으로 A씨를 포함해 피해자 총 13명으로부터 3000만원가량을 편취했다. 1인당 피해액은 18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B씨는 과거 호텔 숙박권 거래를 계기로 알고 지내던 또 다른 지인 C씨도 속였다. 그는 C씨에게 계약금 150만원, 잔금 200만원, 숙박 보증금 100만원을 보내주면 베트남의 한 호텔 5박 숙박권을 예약해주겠다고 속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속은 피해자가 3명은 더 있었다. 총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 달했다.

B씨는 동종 수법의 범행을 계속해서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약 30회에 걸쳐 피해 금액 합계 5000만원에 이르는 범행을 저질렀다. 그 결과 지난 2025년 1월 8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피해 금액 합계 1500만원에 이르는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일부 범행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나머지 건에 대해선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2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 규모가 상당하며 B씨가 동종 범죄를 지속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 선고일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때부터 범행을 다시 저지르기 시작했다"며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이 사건 범행에 대해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이유로 피고인을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석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범행을 순순히 시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뒤늦게나마 피해자들 모두와 합의한 점 등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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