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프국 파트너십도 시험대… 안보 문제 공감해줘야"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8:48   수정 : 2026.03.29 18:47기사원문
이란전, 한미동맹시험 프레임 넘어
UAE·사우디 안보 불안 이해해야
장기적 파트너로서 신뢰 얻을 것
이해관계 복잡… 입체적 접근을

"중동 위기를 한미동맹만으로 볼 일은 아니다. 한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나라들이 이번 사태로 어떤 충격을 받고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사진)은 29일 중동 정세를 읽는 한국의 시야가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호르무즈해협 긴장, 국제유가 변동만 좇을 게 아니라 한국이 원전·방산·에너지 협력을 이어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국가들의 안보 불안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동 위기를 한미 공조와 에너지 수급 차원에서만 보면 한국과 중동 파트너들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지점을 놓칠 수 있다는 취지다.

국내에서 중동을 꾸준히 연구해온 학자 풀이 넓지 않은 현실 속에서 장 센터장은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자 지역연구센터장으로 외교부와 법무부 자문위원을 지냈고, 현재는 산업통상부와 국방부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외대에서 문학사와 정치학 석사를,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그는 중동 정치경제와 정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안보 문제를 주로 연구해왔다.

그는 이번 위기 국면에서도 단기 충돌 자체보다 그 이후의 협상과 재편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꺼내 든 대이란 요구 조건은 새로운 카드라기보다 지난 2018년 1기 행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기조의 연장선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해협 문제 역시 장 센터장이 주목한 대목이다. 그는 미국의 관련 요구와 동맹국들의 대응이 계속 논의돼 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 역시 단발성 현안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한국 역시 중동 정세와 동맹, 현지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특히 한국이 이번 중동 위기를 한미 공조나 에너지 수급 문제로만 좁혀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UAE와 사우디는 한국이 원전·방산·에너지 협력을 이어온 핵심 파트너인 만큼 이들 국가가 이번 사태로 겪는 안보 불안도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이 단기 수출이나 사업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 관계의 성격을 갖는다고 봤다.

그는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를 단순한 '계약'의 문제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평소에는 방산·에너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의 안보 우려를 충분히 읽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전략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쌓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방산은 단순히 무기를 파는 일이 아니라 전략적 협력 관계의 문제"라며 "파트너 국가가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한미동맹은 중요한 기본축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지금의 중동 위기를 다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쟁과 협상, 에너지와 안보, 외교와 방산이 함께 맞물려 움직이는 지역인 만큼 한국도 보다 입체적인 시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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