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달러, 과도한 정부부채 때문에 기축통화 지위 뺏길 것" 경고음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8:52
수정 : 2026.03.29 18:52기사원문
한달 넘게 막힌 호르무즈… 脫달러 가속
"영국의 이집트 침공 반면교사 삼아야"
"美 금융충격, 예상보다 2배 빨라질 것"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글을 올려 이번 위기가 1956년 수에즈 운하 사태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집트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영국 소유의 수에즈운하를 국유화했고, 영국은 이집트를 침공하면서까지 운하를 되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영국은 이후 사실상 열강의 반열에서 밀려났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는 21일 공개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이란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 앞으로 4~5년 안에 금융 충격이 닥칠 수 있다면서 장기 금리가 급등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저서에서 금융 충격이 5~10년 안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나 올해 이를 수정했다. 로고프는 시기를 앞당긴 이유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 하에서 정부 부채 수준이 높아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도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언급한 충격이 "이란전쟁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형태로 이미 와 있을지도 모른다"며 "중요한 점은 이 세계 경제 혼란이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고프는 앞으로 10년 뒤 달러의 위상에 대해 "주요 통화로는 남겠지만 지배력 저하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기축통화 변천은 수십 년에 걸친 완만한 과정이고 다극 체제라는 중간단계를 거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일 보도에서 이미 미국 달러가 과도한 정부 부채 때문에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고 있다며 이란전쟁이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미국 국채 금리를 지적하고 앞으로 정부가 돈을 빌리는 비용이 더욱 비싸진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은 지난해 4·4분기 기준 약 122%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2·4분기(132%)를 제외하면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았다. 6개 국제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27일 기준 99.85로 1년 전보다 4.3% 내렸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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