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제재 해제"...이란, 美에 종전 9대 조건 제시
파이낸셜뉴스
2026.03.29 20:55
수정 : 2026.03.29 20:55기사원문
중동 영향력 재편 요구
핵·안보 놓고 입장차 뚜렷
[파이낸셜뉴스] 이란의 강경 보수 성향 매체가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을 공개하며 양국 간 입장 차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이란 보수 매체 카이한에 따르면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원 출신 에브라힘 카르하네이 박사는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앞서 충족돼야 할 9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핵심 요구는 중동 지역 내 미군 철수와 기지 해체다. 그는 "미군을 서아시아에서 완전히 철수시키고 역내 미군기지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핵심 조건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체계 도입이 제시됐다. 카르하네이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주권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경제 체계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허용하는 대신 통행료를 부과하는 구조를 공식화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란 의회 역시 선박 안전 제공을 명목으로 해협 통과 선박에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두고 입법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카르하네이는 △이라크·레바논 등 '저항의 축'에 대한 불가침 보장 △미국과 유엔의 대이란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미국·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인정 및 배상 △아랍에미리트(UAE)의 3개 섬 영유권 주장 종식 △전쟁 및 테러 행위 영구 중단 등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요구는 미국이 제시한 종전 조건과 뚜렷한 온도차를 보인다. 앞서 미국은 △핵시설 해체 및 우라늄 농축 금지 △농축 우라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관 △이란의 역내 무장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항행 보장 등을 핵심 요구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매체 예디오트아흐로노트는 카이한 보도를 인용해 "해당 매체는 이란 최고지도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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