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피하는 기업들… '정관' 고쳐 무더기 출구 전략
파이낸셜뉴스
2026.03.30 18:21
수정 : 2026.03.30 18:20기사원문
주총 승인만 받으면 보유 허용 등
코스피200 중 21곳 예외조항 신설
자사주 부자 기업들 '선제 대응'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으로 자사주 소각 '출구'를 확보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핵심인 3차 상법 개정안에는 경영상 목적에 따라 정관신설, 주주총회 승인 등 일정한 과정을 거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 기업 중 21곳은 자사주 보유·처분에 관한 조항을 정관에 신설했다.
이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에 예외 조항이 있어 가능하다. 이달 6일부터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은 새로 취득하는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 법 시행 이전에 보유하던 자사주도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내에 소각해야 한다. 다만 기업이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등 경영상 이유로 자사주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자사주를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로선 정관 변경으로 향후 자사주를 반드시 소각하지 않아도 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특히 기존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자사주 관련 정관 변경에 나섰다. △대웅(29.67%) △태광산업(24.41%) △미래에셋증권(23.13%) △금호석유화학(13.44%) △엔씨소프트(9.99%) △더블유게임즈(8.94%) 등이 대표적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당장 자사주 활용 계획이 없더라도 소각 의무를 피하기 위해 일단 정관부터 변경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여부와 활용 방식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기업 수는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총 217개사로 집계됐다.
SK, 한화 등 일부 지주회사들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보유·처분계획 승인안을 가결시켰다. 정관 변경과 별개로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의 소각 또는 활용 방안을 주주총회에서 직접 결의하는 구조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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