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로 꽃피운 ‘금융보국’ 진심… "고국에 희망 전할 것"

파이낸셜뉴스       2026.03.30 18:22   수정 : 2026.03.30 18:42기사원문
신한은행 창업주주 유재근 회장
2억 기부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어려운 유년시절 딛고 사업성공
재일동포 ‘보국정신’ 실천 앞장
신한銀 ‘그냥드림’에 지정기탁
"사회공헌 가교 역할 이어갈 것"



신한은행은 지난 1982년 재일동포들이 자본을 모아 설립한 은행이다. 국내 금융 기반이 취약했던 상황에서 재일동포들은 '금융을 통해 모국에 기여한다'는 '금융보국(金融報國)'의 취지 아래 자본을 모았다. 재일동포 341명이 총 250억원을 출자했고, 신한은행의 역사가 시작됐다.

창업주주이자 재일동포 개인주주 가운데 최대주주로 알려진 유재근 산케이(三經)그룹 회장은 어려운 유년 시절을 딛고 자수성가한 뒤 평생에 걸쳐 고국과 재일동포 사회를 위해 꾸준한 기부를 이어왔다.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30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유재근 회장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원을 기부하며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유 회장의 이번 기부는 단순한 개인의 선행을 넘어 신한은행 창업의 출발점이었던 재일동포 주주들의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유 회장의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은 평소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온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권유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태어났다.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고,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생업에 뛰어들었다. 19세에 식당을 열었다가 2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이후 호텔업과 부동산임대업으로 자산을 축적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성공한 사업가지만 유 회장은 '돈을 좇는 사람'이 아니었다. 번 돈을 고국과 재일동포 사회를 위해 기부했다. 1970년대 할머니의 고향인 경북 고령군 기산마을에 전기와 수도 시설을 구축하는데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가적 행사마다 고국을 위해 꾸준히 기부해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재일동포들을 위해 거액을 쾌척하기도 했다.

유 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세계 한인의 날'(10월 5일)에 재외동포 유공자로 선정됐고,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창업주주 정신, 신한으로 이어져

유 회장의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으로 신한금융의 출발점인 재일동포 자본과 창업주주 정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신한은행 설립에 참여한 재일동포 창업주주들은 일본 내 주요 도시 9곳에 대한민국 공관을 기증하거나 건립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최초 산업단지인 서울 구로공단 설립을 주도하는 등 국가 기반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타지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모은 자금을 개인의 안위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국가의 성장을 위해 기꺼이 내놓은 것이다.
평생 나눔을 실천해온 유 회장은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통해 재일동포와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이어가는 한편 기부금을 신한금융의 사회공헌활동인 '그냥드림' 사업에 지정 기탁하기로 했다.

유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희망'이었다"며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일동포의 손에서 시작해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성장해온 신한금융이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데 앞장서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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