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를 서울관광 제철로"… 빛으로 홀린 383만명의 밤

파이낸셜뉴스       2026.03.30 18:28   수정 : 2026.03.30 18:27기사원문
겨울축제 1위 ‘서울빛초롱축제’ 이끈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
역대 최다 383만명 청계천 찾아
SNS 입소문에 ‘재방문의사 97%’
조선시대 전기보급 현장에 간듯
한지 燈으로 ‘시등의 순간’ 눈앞에
미디어아트로 미래까지 어우러져
IP 협업·우이천 확장 등 거듭 진화
광화문 크리스마스마켓과 시너지
‘100마리 잉어킹’ 화제 이어갈 것



서울의 겨울밤을 수놓는 대표 야간 콘텐츠로 자리 잡은 '서울빛초롱축제'가 파이낸셜뉴스와 한국리서치의 '2025~2026 대한민국 축제평가' 겨울축제 부문에서 종합평가 1위를 기록했다. 도심 한복판 청계천을 따라 펼쳐지는 빛 전시는 매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서울의 겨울 관광을 대표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서울빛초롱축제는 전통 한지등(燈)과 현대적 발광다이오드(LED)·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빛의 전시'를 통해 서울의 밤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게 한다.

특히 최근 행사에는 청계천을 넘어 우이천 등으로 공간을 확장하며, 도심 중심 축제에서 '생활권 문화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서울관광재단의 전략적 기획이 있다.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던 겨울을 '야간 관광 시즌'으로 전환하고, 청계천을 축제 플랫폼으로 확장한 것이다. 서울빛초롱축제를 주최하는 서울관광재단의 길기연 대표를 지난 25일 만나 '2025~2026 대한민국 축제평가' 겨울축제 부문에서 종합평가 1위를 한 소감을 비롯해 행사에 대해 물어봤다.



ㅡ대한민국 겨울축제를 대상으로 파이낸셜뉴스가 조사한 '2025~2026 대한민국 축제평가'에서 '서울빛초롱축제'가 1위를 차지했다. 소감과 비결은.

▲투표해주신 분들과 행사에 다녀가신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 서울빛초롱축제가 17회차였고, 매 회차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노력했다. 시민들의 마음을 읽고 콘텐츠로 최대한 담아내려고 했던 것이 비결이 아닐까 한다. 지난 서울빛초롱축제에는 전년 대비 17% 많은 약 383만명이 다녀갔고, 자체적으로 만족도조사를 한 결과 96.59점으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ㅡ서울에서는 겨울 축제인 '서울윈터페스타'를 중심으로 다양한 세부 축제가 열린다. 그 많은 축제들과 서울빛초롱축제가 차별화된 부분은.

▲서울빛초롱축제는 2009년에 시작해 역사가 길다. 힘들었던 코로나19 시기에도 온라인 개최나 도심 내 분산 개최를 통해 극복했다. 그 과정에서 '추운 겨울 도심을 밝히는 불빛'이라는 축제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정립됐다. 서울의 겨울은 관광 비수기로 여겨지고, 특히 야간에는 즐길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서울빛초롱축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불빛으로 극복했다. 매해 방문해도 시각적으로 새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요즘 SNS를 잘 활용하는 젊은 세대가 등(燈) 사진을 공유하고, 입소문으로 더 많은 관람객들이 유입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방문객 설문조사에서도 1회 이상 방문한 관람객이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회 이상 재방문객도 11%로 굉장히 많았다. '내년에 또 방문하고 싶다'는 답변이 97%일 정도였다.

ㅡ특별히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나.

▲이번에는 다양한 미디어아트 기술을 활용해 실험적인 연출을 시도했다. 메인이었던 '시등의 순간'은 옛 조선시대에 전기가 보급되는 과정을 전통 한지등으로 제작해 과거의 느낌을 줬다. 점점 현대로 넘어오면서 청계천의 미래를 그린 '청계의 빛' 작품에는 LED를 활용했다. 총 1.1㎞의 모든 구간을 과거와 현대가 융합된 것처럼 연출했다. 그 끝에는 '빛의 오로라'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LED와 레이저, 안개분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했다. 해외여행을 간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전 세계 랜드마크를 등으로 제작해 전시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자유의여신상을 선보였다. 다양한 외부 기관과 협업해서 트렌드를 담아내려고 한 것도 특징이다. 포켓몬코리아의 '잉어킹' 등(燈)이 특히 화제였다. 추가적으로 이번에는 서울의 지천 중 하나인 우이천에서도 행사를 진행했다. '소울 라이트(Soul Light)'를 주제로 우이교~쌍한교 350m 구간에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축제가 되고자 했다.

ㅡ외국인 방문도 많았을 것 같다. 단순 '볼거리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서울 관광 전략 차원에서 서울빛초롱축제가 어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나.

▲서울은 지난해 외래관광객수가 1484만명으로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런 양적 성과를 기반으로 관광산업도 질적 성장을 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는 단순한 관람이나 방문을 넘어 현지인의 삶을 체험하고 길게 체류하는 관광이 돼야 한다. 일반적인 축제는 주최 측에서 관람객으로 '일방향'적 형태를 띠게 마련이지만, 이번 서울빛초롱축제에서는 '관람객 참여형 축제'가 되도록 여러 시도를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청계천 물길 옆 보도에도 등을 전시해 관람객이 더욱 가까이에서 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을 만들기도 했다. 단순히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올리는 SNS 이벤트가 아니라 등 이름을 공모하는 이벤트로 소통을 이어갔다. 서울빛초롱축제 기간에 광화문광장에는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우리 재단이 준비하는 또 다른 겨울 행사인데, 각각의 행사가 서로를 홍보하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서울빛초롱축제를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체류가 길어지고 재방문으로 이어진다면 서울의 관광이 소비를 창출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주도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ㅡ앞으로의 계획과 장기적인 발전 방향은. 예를 들어 국내 다른 권역이나 해외 도시와 교류하는 행사로 키울 계획은 없나.

▲서울빛초롱축제는 10년 넘게 다양한 기관과 협업을 했다. 식품·의류·은행·항공사·지식재산권(IP)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고, 서울시의 여러 자치구나 다른 지역의 관광공사·관광재단과도 협력한 바 있다. 해외는 대표적으로 대만관광청으로부터 4년 연속 등(燈) 협찬을 받았다. 2024년에 대만등불축제가 타이난시에서 개최될 때 우리 등(燈)을 보내 전시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협업 전시는 확대할 예정이다. 그로써 서울빛초롱축제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겨울축제로 자리 잡도록 하고, 겨울에 서울빛초롱축제를 보기 위한 방한 수요까지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음 행사의 주제는 아직 고민 중이다. 우리나라의 산이나 폭포, 새 같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또 이번 행사에서 잉어킹이 인기가 많았으니, 앞으로도 유명 IP와 협업해 보다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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