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상군, 이란 하르그섬 점령하나… 핵물질 탈취도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3.30 18:29   수정 : 2026.03.30 21:12기사원문
중동 지상전 일촉즉발
원유 수출 90% 처리하는 요충지
'아치형 방어선' 7개 섬 지나야
美 병력 5만… 수주 내 치고 빠질듯
트럼프, 이란에 합의 압박 '경고'
"하르그섬·모든 발전소 폭파할 것"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개전 31일째를 맞은 30일(현지시간) 미군의 지상 병력이 연이어 중동에 도착하면서 지상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미국 언론 매체들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 섬을 점령한 뒤, 이란 석유시설 요충지인 하르그섬을 점령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란 본토에서 특수부대를 투입해 핵 물질을 탈취하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이란의 발전소, 유전, 하르그섬, 담수화 시설을 폭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란은 미군을 지원하는 주변국의 주요 인프라를 직접 타격하겠다고 경고하며 맞대응의 수위를 높였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를 둘러싼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 역내 확전 및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다만 미국은 장기전보다는 앞으로 몇 주일이 소유되는 치고 빠지기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J D 밴스 부통령은 앞서 27일 "'우리는 1년, 2년 더 이란에 있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점에 대해 대통령이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우리는 거기(이란전쟁)서 곧 빠져 나올 것이며, 유가는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르그' 닿으려면 섬 7개 뜷어야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그들이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서쪽 깊숙이 자리잡은 22㎢ 크기의 산호초 섬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 중 약 90%를 처리하는 경제 거점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란을 폭격한 미국은 지난 13일에 하르그섬을 폭격하고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만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29일 CNN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요충지들을 정리해야 미군 함선이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미군이 넘어야 할 요충지로 7개의 섬을 지목했다. 작전의 최우선 과제는 이들 7개 섬들에 대한 점령이다. 호르무즈해협 바깥쪽에서 이란 영토 가까이 붙어있는 호르무즈, 라라크, 케슘, 헨감을 포함한 4개 섬과 이를 지나면 해협 안쪽에서 아부무사, 그레이터(大)툰브, 레서(小)툰브로 불리는 3개 섬을 만난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있다.

일종의 '아치형 방어선'을 형성하고 있는 7개의 섬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미 해군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구축한 방어선의 핵심 요충지로 활용해왔다. 현재 중동 지역 내 미군 병력은 기존 주둔군에 증파 부대가 더해져 5만명 이상으로 확대된 상태다. 미 해병대 원정 부대와 육군 제82공수사단 등 지상 작전 수행이 가능한 전력이 속속 전개되고 있다.

CNN은 전문가를 인용해 해협 밖, 특히 라라크섬에 배치된 이란 미사일 및 소형 선박이 좁은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섬을 점령한 미군이 이란 본토에서 날아오는 원거리 화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병력 부족… 특수 작전 가능성

뉴욕타임스(NYT)는 29일 증파 병력 7000명에 기존 주둔군을 합하면 5만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는 개전 이전에 비해 약 1만명 늘어난 숫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미국이 여기에 1만명 추가 파병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규모는 1991년 걸프전(43만명)이나 2003년 이라크전(25만명)에 투입한 병력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이란 본토에서 대규모 지상전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위한 병력으로 보고 있다. WSJ는 29일 트럼프가 이란의 핵무기 재료(농축 우라늄)를 이란 내륙에서 탈취하는 작전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투자시장은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해협을 봉쇄할까 걱정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28일 참전을 선언하고 이란을 돕겠다고 밝혔다. 홍해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은 세계 해양 석유 물동량 집계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절반 수준인 약 10%가 지나는 요충지다.

한편 이란은 타깃으로 지목된 도서 지역의 방어력을 강화하고 주변국을 향한 무력 시위에 나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마즐리스(의회) 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적들이 역내 국가 중 한 곳의 지원을 받아 이란의 섬 중 하나를 점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선을 넘는다면 해당 역내 국가의 모든 주요 인프라는 제한 없이 무자비한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작전 기지를 제공하거나 영공 통과를 허용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걸프 협력회의(GCC) 소속 국가들의 정유 시설 및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발언이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등은 도서 지역 상륙 작전이 자폭 드론과 고속정을 활용한 이란의 스웜(벌떼) 전술과 기뢰전에 노출될 확률이 높으며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채널14 방송은 이란 측이 최근 1600㎞에 이르는 하르그섬과 호르무즈 7개 섬 해안선 일대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을 대거 배치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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