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비싼 값 주고 이통시장 뛰어든 SK, 경쟁구도 만들어
파이낸셜뉴스
2026.03.30 18:50
수정 : 2026.03.30 18:49기사원문
KMT 주식 23% 인수하며 통신시장 첫발
독점 체제 깨고 이통 서비스 대중화 기여
LG, PCS사업 나서며 '통신 3강' 완성
전 세계적으로 휴대폰의 개념조차 흔치 않던 1984년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 자회사로 한국이동통신(KMT)이 설립된 이후 선경그룹(현 SK)이 뛰어들면서 국내 통신시장에 경쟁이 시작됐다. 42년간의 통신산업 경쟁은 결국 AI 대전환의 기반을 다지는 성과를 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5700만명으로 일반 가입자 확보로 시장을 키우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제는 통신사들에게 네트워크 수익모델 구축과 AI플랫폼 고도화라는 새로운 과제도 남겼다.
1980년대 초반까지 국내 통신회사는 KT가 유일했다. 그러던 차에 차량전화, 페이저(삐삐)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을 예감한 주인공이 나타났다. 대한민국 정부와 SK그룹이다. 정부는 공기업이던 KT의 자회사로 KMT를 설립해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하도록 했다. SK는 미국을 중심으로 태동하는 이동통신 사업에 눈독을 들이며 사업부를 신설했다.
KT 단일사업자 체계였던 국내 통신시장에 경쟁구도가 형성된 시발점이다.
정부는 지난 1991년에 KMT에 경쟁할 두번째 이동통신 사업자로 SK그룹을 낙점했지만 SK는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스스로 반납하며 포기했다. 대기업들의 과열된 사업권 경쟁과 정치적 외풍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이후 정부가 1994년 KT 민영화의 일환으로 자회사인 KMT 먼저 공개입찰로 매각하기로 발표하자, SK가 KMT 주식 23%를 주당 33만5000원에 인수했다. 당시 시가의 4배에 달했다. '제2 이동통신 사업권'을 놓친 SK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제1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통신시장 참여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후 SK는 KMT의 사명을 SK텔레콤으로 바꾸고,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주도했다. SK텔레콤은 현재도 KMT의 설립일인 1984년 3월 29일을 창립기념일로 기념한다.
LG그룹은 1996년 통신시장 경쟁확대 정책에 따라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LG텔레콤으로 통신시장에 진입한 뒤, 2009년 유선통신사업자인 데이콤, 파워콤을 합병해 유·무선 통합 사업자 LG유플러스로 변신한다. KT 역시 2009년 이동통신 자회사 KTF와 합병해 유·무선 통합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통신시장은 3강 체제가 된다.
■인프라 투자 경쟁 촉발…AI인프라 기반 됐다
이동통신 3강 체제에서 3세대(3G) PCS, 4세대(4G) LTE, 5세대(5G) 이동통신까지 국내 통신시장은 '통신=인프라'의 사업방식이었다. 망을 기반으로 가입자를 모아 통신요금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방식이었다. 통신망 경쟁 효과는 3G에 이어 4G, 5G까지 '세계 최초' 타이틀 확보로 이어졌다. 고도화된 통신인프라는 탄탄한 AI인프라의 기반이 될 수 있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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