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답' 서울에서만 찾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말해요"

파이낸셜뉴스       2026.03.30 19:25   수정 : 2026.03.30 19:24기사원문
음악하러 경기도에서 부산 내려가
부마항쟁 소재 창작뮤지컬'1979'
전래동화 접목한 클래식 공연 진행
10월 국제공연예술마켓 출품목표
'부산형 뮤지컬'제작 프로젝트 추진
"전통국악 모티브 뮤지컬에도 도전"



부산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곡가 겸 뮤지컬 음악감독인 강현민씨(36·사진)가 세계적인 도전에 나선다. 부산문화재단 공모로 해외 진출용 뮤지컬 제작 사업에 선정, 오는 10월 '2026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출품을 목표로 부산의 모든 것을 담은 '부산형 뮤지컬' 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30일 본지와 만난 강현민 음악감독은 이 같이 밝히며 부산 청년극단 '아이컨택'과 함께 작업하게 됐음을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강 감독은 음악·음향 총괄로 참여한다.



그는 지난 2022년 부산시의 대표적인 청년 육성 프로젝트 '청년 월드클래스' 지원사업의 최종 3인에 들어간 선정자다. 이 사업은 특정 분야를 한정짓지 않고 부산에서 자기분야에 왕성히 활동 중인 유망 청년을 시가 선정, 국내외 네트워크 확장 사업을 비롯해 3년간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강 감독은 경기도 출신으로, 작곡가가 되기 이전 싱어송라이터로 성공하고 싶은 꿈을 안고 부산으로 내려온 이례적인 사연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대게 음악인을 꿈꾸는 청년 음악가들은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특이한 사례로 그 사연에 궁금증이 들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음악을 시작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가지 않았다. 음악하는 데 적합한 곳이 어디일까 고민을 이어가다 부산을 선택했다"며 "왜냐면 서울에는 예술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예술인들을 감당할 인구 대비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 생각해, 여러 지역을 알아보다가 부산으로 정착하기로 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뮤지컬 작곡가의 꿈이 영근 것도 부산에서 이리저리 몸으로 부딪혀가다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강 감독은 "2017년 부산에 내려와서 뮤지컬 극단을 알게 됐다"며 "그 매력에 빠져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해 부산에 내려온 지 1년 만에 '폭풍속으로' 라는 작품으로 뮤지컬 음향 파트에 입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3년간 사실상 별다른 수입 없이 뮤지컬 작곡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2021년 첫 꽃봉오리를 피우게 됐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김문정 음악감독의 눈에 들어 김 감독의 작품에 함께 작곡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며 처음으로 주목받게 됐다.

이에 힘입어 그는 뮤지컬 작곡가 활동에 용기를 얻으며 이듬해 부산연극제에서 무대예술상을 받으며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또 그의 개인적인 관심으로 추진한 부산과 일본 대마도를 중심으로 예술인 교류를 맺는 사업을 통해 미국 국무부 초청 국제지도자프로그램에서 공동 음원 제작 프로젝트 'IVLP 임팩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버텨온 노력의 시간 속에 여러 성과들을 차분히 거둬온 강 감독은 결국 2022년 부산시의 제2회 청년 월드클래스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꽃을 만개했다. 그는 월드클래스 지원을 받는 3년 동안, 그간 머릿속으로만 기획했던 많은 사업들을 펼쳤다. 특히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로서 정체성을 살리고 아울러 개인적으로 조명하고 싶었던 '부마항쟁'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1979'에서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다. 이를 통해 그는 지역의 역사와 서사를 공연예술로 풀어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월드클래스 사업 3년간 그가 가장 야심차게 추진했던 프로젝트로는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한 '2024 K-클래식 프로젝트'를 꼽았다. 이에 대해 그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우리민족에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우리 고유의 정서와 이야기들을 뮤지컬과 음악이라는 형태로 보존하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강 감독은 '전통'의 키워드를 뮤지컬이라는 포장에 담아 세계에 한민족의 문화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주목받으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요소가 바로 '한국 전퉁문화'다. 이번 부산형 뮤지컬 프로젝트도 이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우선 김문정 감독님께서 음악을 맡은 뮤지컬 '몽유도원' 작품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전통 국악 뮤지컬을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현재는 대본 작업 중으로, 스토리의 방향성과 컨셉이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강 감독은 설명했다. 강 감독은 "다음 달부터 해당 작품의 음악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정말 부산에서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전통의 미를 모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감독은 부산을 비롯한 지역 청년들에 지역도 가능성이 있다며 용기를 북돋았다.
그는 "간혹 대학 강연 등을 가면 전 늘 학생들에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목적으로 서울을 가진 마라'는 말을 자주 한다. 서울은 이미 포화상태인 것을 깨닫고 답을 찾기 위해 지역으로 눈길을 돌렸는데, 살다 보니 그 매력에 빠지게 됐다"며 "로컬은 무조건 안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 저처럼 지역에서 빛을 본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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