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백조의 호수’ 국내 초연…'전설' 마이요 예술감독 내한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0:01
수정 : 2026.04.01 10:18기사원문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예술감독, 한국인 수석 무용수 안재용도 내한
[파이낸셜뉴스]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세계 무용 팬들을 매혹시켜온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오는 5월 한국 무대를 찾는다.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LAC)’로는 국내 초연이다. 2005년과 2019년 ‘신데렐라’, 2023년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자 네 번째 내한이다.
화성예술의전당 개관작
이번 공연은 5월 13일 화성예술의전당 개관작으로 막을 올린 뒤, 서울 예술의전당(16~17일), 대전예술의전당(20일)으로 이어지는 투어로 진행된다. 고전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발레단 레퍼토리 가운데서도 꾸준히 사랑받아온 대표작이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뿌리는 20세기 초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이끈 ‘발레 뤼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 발레의 실험이 꽃피었던 이 도시는 이후 해체와 재편을 거치며 긴 시간을 보냈다. 1985년 모나코의 카롤린 공주가 어머니 그레이스 켈리를 기리며 발레단을 왕립으로 재창단하면서 전통은 다시 살아났다.
1993년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발레단은 한층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전을 해체하고 다시 엮어내는 서사 발레의 거장인 그는, 인물의 심리와 관계를 섬세하게 파고드는 안무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마이요는 안무를 고정된 틀로 두지 않고, 무용수들이 관계 속에서 만들어내는 움직임과 긴장을 작품의 핵심으로 삼는다. 인물 간의 거리와 시선, 감정의 결이 매 순간 달라지며 무대는 살아 움직인다. 이 유연한 창작 방식이 작품을 하나의 생명처럼 숨 쉬게 하고, 오랜 시간 관객과 만날 수 있게 한 힘이기도 하다.
‘백조의 호수’는 그 정점에 놓인 작품이다. 2011년 초연된 이 작품은 동화적 사랑을 넘어 어린 시절의 상처와 가족의 균열,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이 충돌하는 심리 드라마로 확장된다.
한국인 수석 무용수 안재용도 내한
이번 최초 내한 공연을 위해 마이요는 각 분야를 대표하는 예술가들과 드림팀을 꾸렸다. 서사의 깊이를 더하는 드라마투르기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가 장 루오가 맡았다. 무대는 프랑스 스트리트 아트의 대부로 불리는 에르네스트 피뇽-에르네스트가 책임진다. 그는 마이요의 ‘신데렐라’, ‘라 벨르’, ‘로미오와 줄리엣’ 등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상징적인 작품에서 무대 디자인을 맡아온 무대 예술의 거장이다.
여기에 필립 기요텔의 파격적인 의상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그는 영화 ‘아스테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로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 의상상을 수상했으며, ‘태양의 서커스’의 ‘큐리오스’, ‘드론 투 라이프’ 등 주요 작품의 의상을 맡아온 세계적인 디자이너다. 또한 조명 디자이너 사뮈엘 테리는 마이요의 다수 작품에 참여해온 파트너로, 공간의 밀도와 감정을 빛으로 정교하게 빚어낸다.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지휘는 러시아 예술의 심장부 볼쇼이 극장에서 활약해온 이고르 드로노프가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그는 마이요가 깊이 신뢰하는 음악적 동반자로, ‘로미오와 줄리엣’, ‘신데렐라’, ‘백조의 호수’ 등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핵심 레퍼토리를 지휘하며 발레단의 음악적 정체성을 다져왔다.
2019년 ‘신데렐라’의 아버지, 2023년 ‘로미오와 줄리엣’의 티볼트로 무대에 섰던 한국 출신 무용수 안재용도 이번 공연에서 다시 고국의 관객을 만난다. 한국인 최초로 2016년 몬테카를로에 입단한 그는 군무로 시작해 입단 첫해부터 주요 배역을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2017년 세컨드 솔리스트로 승급했다. 이후 마이요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두 단계를 한 번에 뛰어넘어 2019년 수석무용수에 올랐다.
이와 함께 한국인 무용수로는 이수연이 2024년 입단했으며, 프랑스 보르도 국립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한 신아현이 2025년 합류해 발레단의 흐름에 새로운 결을 더하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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