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TDF, ‘미국 쏠림’ 제동 걸린다…금감원, 투자비중 80%로 제한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2:00
수정 : 2026.03.31 12:00기사원문
작년 순자산 25조 돌파·수익률 13.7%, 다음 달부터 특정국가 편중 투자 금지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노후 자금의 핵심 투자 수단으로 급부상한 생애주기펀드(TDF)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을 8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수익률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지만, 특정 국가에 대한 편중투자는 시장 변동에 따라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TDF의 안정적 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TDF 순자산가치(NAV)는 2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 16조5000억원 대비 55.2% 급증한 수치이다. 앞서 유의미한 성장이 시작된 지난 2018년(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18배가 넘는 고속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TDF 순자산의 95.3%가 퇴직연금(83.8%)과 개인연금(11.5%)으로 구성, 사실상 노후 대비의 핵심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당국 설명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독보적이다. 지난해 TDF 전체 수익률은 13.7%를 기록해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6.5%, 잠정치)의 2배 수준이다.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인 디폴트옵션 수익률(3.7%)과 비교하면 약 4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TDF는 펀드명에 투자목표 시점을 밝히는데, 투자목표 시점이 멀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높아져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형 TDF의 경우, 수익률은 16.1%에 이른다.
당국이 규제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특정 국가에 치우친 투자 구조 때문이다. 2025년 말 기준 TDF의 미국 투자 비중은 평균 43%이며, 일부 상품은 80.1%에 달했다. 이에 금감원은 특정 국가 투자 한도를 80%로 설정하는 한편, 기존에 ‘주식 투자 한도’ 중심의 규제를 ‘안전자산 비중’ 기준으로 전환해 현금 및 채무증권 확보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투자목표 시점 이전에는 자산총액의 20% 이상을, 목표 시점 이후에는 60% 이상을 현금성 자산 및 채무증권으로 유지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제도도 대폭 개선된다. 투자자가 복잡한 운용 전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5년 단위별 위험자산 목표 비중을 도표와 그래프로 병기해야 한다. 또한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가 가능한 상품에는 명칭에 '적격'을 포함하도록 해 비적격 상품과의 혼동을 방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TDF는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총보수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투자자는 국가별 비중은 물론 환헤지 여부와 총보수 수준을 꼼꼼히 비교해 본인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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