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띄워 균열·붕괴 잡는다… 현장관리 패러다임 바꾼 롯데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8:34   수정 : 2026.03.31 18:34기사원문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대규모 굴착현장 곳곳 드론 띄워
접근 제한된 구간까지 AI로 분석
미세한 균열·붕괴 징후까지 탐지
현장과 동일한 3D 가상환경 구축
충돌·낙하 등 잠재적 사고도 대응
선제적 안전 관리로 공기·비용↓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에서 굴착공사는 전체 공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지하 구조물 시공 중 흙막이 벽체가 붕괴할 경우 인명 피해는 물론, 인접 구조물 손상과 공사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건설업계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드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앞세워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드론·AI·클라우드 결합… 전 구간 실시간 관리 구현

31일 롯데건설은 드론 촬영, AI 분석, 클라우드 공유를 결합한 3단계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고 밝혔다.

먼저 드론이 현장 구석구석을 고해상도로 촬영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사람의 눈으로는 놓치기 쉬운 미세한 이상 징후와 결손 여부를 자동 탐지한다. 분석이 끝난 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 드론 플랫폼에 업로드해 현장소장부터 안전관리자, 본사 기술팀까지 모든 관계자가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속한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그동안 건설 현장은 육안과 계측기 중심의 안전 모니터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대규모 굴착 현장에서는 고소 구간에 접근할 수 없는 등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제한된 데이터로 전 구간 위험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하게 됐다.

■AI가 '붕괴 전조' 잡는다… 예측형 안전관리로 진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한 뒤 눈에 띄게 변화한 점은 데이터 기반의 예측 능력이다. 롯데건설의 AI는 수십만건의 사례를 학습해 지반앵커 정착구 탈락 여부와 흙막이 벽체 배면 균열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균열은 자동 추출돼 '균열도'로 시각화되고, 시계열 분석을 통해 진행 정도까지 파악된다. 위험 구간은 '히트맵(열지도)'로 표시돼 관리자가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사후 대응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셈이다.

롯데건설은 해당 기술을 모든 굴착 현장에 확대 적용하는 한편 향후 터널과 지하철 등 다양한 지하 구조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 구현 "1㎝ 오차도 허용 안 한다"

롯데건설이 선보인 드론 활용 기술의 출발점은 공사 현장을 가상 세계에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고성능 드론이 촬영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3차원(3D) 현황 모델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가상환경에서 작업 환경을 선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다.

기존 측량은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접근이 어려운 위험 구역은 측정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았다. 반면 드론 기반 모델링은 단시간 내 전 구간을 스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 현장과의 오차를 1㎝ 이하로 줄인 초정밀도를 확보했다.

이렇게 구축된 3D 모델은 설계 단계의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데이터와 결합하면 활용도가 극대화된다. 실제 공사에 앞서 가상공간에서 시공 과정을 미리 수행하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이를 통해 △시공성 사전 검증 △위험 요소 선제 대응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장비 동선과 작업 공간, 구조물 간 간섭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 공정 계획을 최적화하고, 충돌·전도·낙하 등 잠재적 사고 시나리오를 미리 도출해 대응책을 마련한다.

■도심 크레인 해체까지 적용… '무사고 시공' 현실화

롯데건설의 드론-BIM 융합 기술은 실제 고난도 현장에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대형 구조물을 들어 올리는 양중 작업에서는 드론으로 구축한 현장 모델 위에 인양 계획을 적용해 크레인 이동 경로, 회전 반경, 구조물 간 이격거리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충돌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최적의 작업 시나리오를 도출한다.

또 도심지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주변 건물과 전선 등 장애물을 3D로 구현한 뒤, 해체 과정 전반을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해 접촉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했다. 그 결과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도 무사고 해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과 BIM을 결합한 기술은 안전관리의 패러다임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바꾸고 있다"며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까지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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