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속고발권 개편, 고발 범람 막을 대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8:47
수정 : 2026.03.31 18:47기사원문
전관예우 등 폐단 많아 폐지 검토
경쟁사 악용·중소기업 피해 우려
이런 방안이 나온 것은 그간 제기된 전속고발권의 폐해 때문이다.
공정위에서 일하다 퇴직한 공직자들이 대형 로펌에 재취업해 주로 대기업 뒤를 봐준다는 논란이 잇따랐다. 전속고발권이 재벌 봐주기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제기된 것이다. 전속고발권은 과도한 고발을 제어하는 안전장치로 작동한 측면도 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은 전관예우 외에도 공정위가 권한을 독점하면서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위가 권한을 독점하다 보니 사건을 덮어버릴 권한도 전적으로 공정위가 갖게 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를 포함해 개편하더라도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을 잘 살핀 다음에 결정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선 폐단이 많은 전속고발권은 무조건 폐지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전면 폐지가 낳는 후폭풍이 우리 사회의 편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낱낱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속고발권이 전면 폐지될 경우 고발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 직접 고발할 수 있게 한다거나, 고발 요청권한 행사 주체를 전국 지자체로 대폭 넓힌다면 고발이 쇄도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경쟁사가 일부러 다른 기업을 위협하기 위해 이 제도를 악용할 소지도 있다.
더욱 우려되는 건 중소기업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위 담합 조사대상의 상당수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다. 고발 주체가 많아질수록 법적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사법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억울한 일반 소비자를 구제하려다 특히 중소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제도 개편의 방향이 옳다고 무작정 밀어붙이다간 더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취지와 이유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더라도 다른 주체들의 고발 요건과 기준을 엄격히 정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소비자와 기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현실에 맞는 정부안을 도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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