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란에 '10대 재앙' 안겼다"...조기종전 압박 속 자찬
파이낸셜뉴스
2026.04.01 06:43
수정 : 2026.04.01 06:43기사원문
유월절을 앞두고 '10대 재앙'을 차용해 전쟁 성과 포장
핵·미사일·대리세력 등 이란 핵심 군사·정치 자산 모두 무력화 주장
전쟁이 진행 중임에도 성과를 일괄 정리한 것은 이례적
국내 결집과 정당성 확보, 국제사회 여론전 효과
전쟁 서사를 '생존 투쟁→신의 심판' 구조로 전환
[파이낸셜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대교 최대 명절인 유월절을 하루 앞둔 31일(현지시간)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을 향해 "성경 속 10대 재앙에 비견되는 타격을 가했다"고 자평했다.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인데도 성과를 조목조목 열거한 것은 미국이 조기 종전을 압박할 가능성에 대비해 자신의 전쟁 지도력과 정치적 입지를 선제적으로 다지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이란이 탄도미사일 개발과 핵농축, 대리세력 지원에 퍼부은 1조달러(약 1510조원)가 사실상 허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란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제조를 위한 산업적 역량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란 정권의 몰락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벌어진 12일 전쟁을 거론하며 당시 즉각적인 핵무장 위협을 제거했다면, 이번 전쟁에서는 그 파괴 도구를 생산하는 산업 역량 자체를 궤멸시키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더 이상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 위협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 상황을 전략적 반전으로 규정했다. 과거에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목을 조르려 했지만, 이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목을 죄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란이 전례 없이 약화한 반면 이스라엘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주장했고, 공통의 위협인 이란에 맞서 역내 주요 국가들과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어떤 나라와 협정을 추진 중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발언은 전황 과시를 넘어 정치적 계산이 깔린 메시지로 읽힌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앞으로도 수주 동안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상태다. 동시에 네타냐후 정부는 전날 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키며 조기 총선 위기를 피했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도 지지율 반등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네타냐후로서는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성과는 분명하다"는 서사를 미리 고정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결을 서두를 경우에도 자신이 양보 없이 전과를 챙긴 지도자로 남기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게 자신이 여러 차례 이란의 위협을 경고해왔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과거 미 행정부들이 이란 문제를 충분히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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