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중 사직서 제출이라니” ‘독감 출근’ 교사 사망 유치원, 경찰 수사 받는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1 07:13   수정 : 2026.04.01 07: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독감으로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계속 출근하다 끝내 사망한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유치원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지난달 30일 부천교육지원청은 해당 유치원을 사문서위조 의혹 등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유치원은 지난달 숨진 20대 교사 A씨의 사직서에 대리 서명한 의혹을 받는다.

A씨가 퇴직 처리된 사실은 유족 측 노무사가 사학연금공단에 A씨 사망 조위금을 청구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 유족은 부천교육지원청에 방문해 A씨가 사망하기 나흘 전인 지난달 10일 자로 작성된 사직서에서 그의 서명을 확인하고 사직서 위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유치원의 2023∼2026학년도 교직원 현황과 이달 급여대장을 확보한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 측에 따르면, 유치원 측이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에 6번이나 등장하는 '원감'이라는 직책의 교원 역시 공식 문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1일 유족을 불러 조사한 뒤, 유치원 관계자들을 소환해 입건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타임라인으로 보는 부천 유치원 교사 사망 사건


1월 19~24일 | 발표회 준비로 시작된 고강도 업무

A씨는 1월 19일부터 24일까지 발표회 리허설 준비 등 고강도 업무를 이어갔다. '주간 놀이 협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해 퇴근 뒤에도 늦은 밤까지 재택근무를 해야 했으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준비 등 다양한 업무도 겹쳐 토요일인 24일 휴무마저 반납하고 출근했다. 이 무렵부터 A씨는 고열을 동반한 감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1월 27일 | 퇴근 후 병원 찾아 B형 독감 확진

25일 일요일 하루를 쉬고 26일 정상 출근한 A씨는 퇴근 후 병원을 찾았으나 진료 시간이 끝나 치료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27일 퇴근 후 병원을 찾아 수액 치료를 받던 A씨는 오후 7시 18분 원장에게 카카오톡으로 "독감 검사했는데 B형 독감이라고 한다. 몸 관리 좀 더 신경 써야 했는데 죄송하다. 내일 마스크 쓰고 출근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원장은 "네ㅠㅠ"라고 짧게 답했다.

1월 28~30일 | 39.8도 고열 속 사흘간 출근 강행

이튿날인 28일에는 부모가 출근을 만류하자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출근을 안 해"라고 말했다는 유족 증언이 전해졌다. 이 무렵 A씨가 지인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너무 아파서 눈물 나", "컨디션 너무 안 좋아. 오늘이 출근 중 가장 안 좋아", "미치겠어. 나 2시 지나서 조퇴하기로 했어" 등의 내용이 담겼다.

1월 30일 낮 12시 30분께, 체온이 39.8도까지 치솟자 A씨는 조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인수인계 등을 이유로 곧장 유치원을 나오지 못하고 오후 2시가 다 돼서야 조퇴한 뒤 병원을 찾았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40도에 육박하는 열이 나고 목에서 피가 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조퇴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월 31일 | 중환자실 입원 후 의식불명

A씨는 31일 새벽 응급실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전날(30일) 오후 10시 44분께 지인에게 "숨쉬기가 너무 불편해. 흉통이 아파. 기침을 너무 해서"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게 마지막이었다.

2월 10일 | 중환자실 입원 중에 작성된 사직서

A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2월 10일 사직서가 작성된 뒤 12일 면직 처리된 사실이 알려졌다. 사학연금공단 규정상 재직 중 사망해야 조위금이 지급되는데, 퇴직 후 사망으로 처리된 유족은 조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2월 14일 | A씨 사망

결국 A씨는 입원 2주 뒤인 지난달 14일, 향년 2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는 B형 독감으로 인한 연쇄알균 독성쇼크 증후군, 폐손상, 연부조직 감염, 패혈성 쇼크가 사인으로 사인으로 확인됐다.



3월 25일 | 유족이 사직서 위조 의혹 제기, 교육청 감사 착수

유족은 지난 25일 부천교육지원청을 직접 찾아 유치원 측이 제출한 사직서를 확인했다. A씨의 퇴직 사실은 유족 측 노무사가 사망 조위금 청구를 위해 사학연금공단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으며, 사직서에는 A씨가 사망하기 나흘 전인 2월 10일 자 날짜와 본인 서명이 기재돼 있었다. 부천교육지원청은 해당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3월 30일 | 전교조 기자회견·카톡 메시지 공개…유치원 경찰 수사 의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원장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고인의 부친도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호소했다. 아울러 해당 유치원 교원 4명 전원이 최근 2년간 단 한 건의 병가도 없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또 부천교육지원청은 사문서위조 혐의를 받는 해당 유치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31일에는 존재하지 않는 ‘원감’ 의혹도 추가 제기됐다.

4월 1일 | 경찰, 유족 및 유치원 관계자 소환 조사 예정

경찰은 4월 1일 유족을 불러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유치원 관계자들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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