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창살 밖으로' 6년 만에 바리케이드 나온 평화의 소녀상

파이낸셜뉴스       2026.04.01 15:01   수정 : 2026.04.01 15: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수요시위 시간 한시적으로 경찰 바리케이드를 벗어나 시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지 5년 10개월 만이다.

1일 정의기억연대는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174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이번 시위에는 정의연 관계자들과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가 참석했다. 오랜 기간 갇혀 있던 소녀상은 곳곳에 칠이 벗겨져 얼룩덜룩한 상태였고 흠집도 나 있었다. 이들은 소녀상 주변의 낙엽을 치우고 소녀상과 소녀상 옆에 놓인 의자, 비석의 묵은때를 벗겨냈다. 김 작가는 "이끼도 많이 끼어 있고 긁힌 자국도 있어 도색과 코팅 작업 등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보호를 목적으로 펜스를 쳐왔으나 갇혀 있는 듯한 상황이었다"면서 "펜스가 완전히 철거돼 더 많은 시민이 소녀상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는 지난 2020년 6월 극우 단체와 유튜버들이 소녀상을 훼손하려고 하자 정의연의 요청에 따라 경찰이 설치했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소녀상 주변에선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이른바 '맞불 집회'가 자주 열렸다.

바리케이드 철거가 추진되는 이유는 인근 맞불 집회가 줄며 소녀상 보호를 위해 바리케이드 설치해야 할 필요성이 감소한 탓이다. 맞불 집회를 주도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되며 관련 단체들의 집회도 잇따라 취소됐다. 정의연과 김 작가는 애초 이날을 목표로 바리케이드를 완전히 철거하고 1박 2일 동안 보수 작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경찰은 당분간 수요시위 시간에 한해 바리케이드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구속된 김 대표의 보석 가능성 등 재집회에 따른 안전 문제를 고려해 전면 철거 대신 한시 개방 방식을 택했다. 경찰은 오는 4월 말께 바리케이드 철거 여부를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 4월 한 달 동안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날에만 일시적으로 소녀상을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바리케이드 철거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던 소녀상 보수 작업 일정은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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