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잔 횡령' 고3 알바 고소한 빽다방, 550만원 합의금도 받아냈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1 14:27
수정 : 2026.04.01 15:49기사원문
더본코리아 현장조사 착수... 노동부도 기획감독 착수
[파이낸셜뉴스] 더본코리아가 자사 프랜차이즈 카페 빽다방의 한 지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음료 3잔을 가져간 혐의로 점주에게 고소당한 사건과 관련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도 이 사건과 관련해 기획감독에 착수한 상황이다.
1일 더본코리아 측은 "문제가 된 점포와 아르바이트 직원 간 논란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브랜드 관련 임원과 법무 담당자를 현장에 급파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도 지난달 31일, 해당 매장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다며 기획감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독에서는 해당 지점의 임금 체불 여부, 임금 전액 지급 원칙 위반, 연장·야간·휴일수당 미지급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20대 사회 초년생인 청년 아르바이트생이 겪어왔을 부담감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청년 아르바이트생이 다수 일하는 베이커리 카페와 숙박·음식점 등에 대한 감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알바생 음료 3잔 횡령 사건'이란
이 사건은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빽다방 가맹점에서 벌어졌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아르바이트생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해당 매장에서 근무하던 중, 퇴근 시 음료 3잔(1만2800원 상당)을 챙겼다는 이유로 점주 B씨로부터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A씨는 문제가 된 음료가 손님 주문에서 남은 에스프레소 샷으로 만든 것과 레시피 실수로 폐기해야 했던 음료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점주 측은 폐기 음료도 직원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며 맞섰다.
A씨는 원래 문제가 된 가맹점이 아닌 C점주가 운영하는 인근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인력난으로 인해 해당 매장에 파견 근무를 종종 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원래 아르바이트를 하던 매장에서도 점주가 A씨에게 쿠폰 부정 적립·현금 절도 등의 의혹을 제기해 합의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해당 점주는 A씨가 자신 매장에서도 무단으로 음료를 제조해 지인에게 제공해 선처를 해줬지만, A씨 측이 되레 적반하장으로 자신을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약 5개월간 근무하면서 지인들에게 총 35만원어치의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고객의 포인트를 대신 적립하는 등 매장에 큰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가 합의금으로 지급한 550만원은 그가 해당 매장에서 5개월간 일해 받은 총급여 약 298만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A씨 측은 연합뉴스에 "일체 무단으로 음료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당시에는 강요와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반성문을 쓰고 합의했던 것"이라며 "공무원을 희망하는 저의 상황을 악용해 없는 죄를 실토하게 했다"고 토로했다.
이 사연은 지난달 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폐기 예정 음료 문제로 고소당하고 월급 두 배에 달하는 합의금까지 지급했다는 사연에 여론이 들끓으며 고용노동부와 더본코리아가 잇따라 조사에 나서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한편 경찰은 음료 횡령 건에 대해 점주 측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A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으나, 검찰은 현재 보완 수사를 지시한 상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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